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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23년째 6번 거절당한 유골, 이제와 달라니"



전북

    "반환 23년째 6번 거절당한 유골, 이제와 달라니"

    전주시 다음달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식
    진도군 법원에 현상변경 금지 가처분 권리주장
    "유골 발견지로 연고 가능성" 반환 소송도 검토
    전주시 법률검토 마친 뒤 사업 진행, 28일 심리

    무명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유골(위)과 흉상. (자료=(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게 목이 잘린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영면을 앞두고 발목이 잡혔다.

    반환 23년동안 6번째 안장을 거절당한 유골은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도움으로 전북 전주에 안장될 예정이지만, 뒤늦게 진도군이 권리 주장에 나선 것이다.

    ◇ 6번 거절당한 동학의 넋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안장하기 위해 6차례나 거절당했어요. 간신히 전주시의 도움으로 사업을 진행했는데, 갑자기 진도군이 막네요."

    이종민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은 법정 공방으로 치닫은 유골의 기구한 운명을 이같이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 1996년 일본 북해도대학에 있던 유골을 고국으로 되찾은 장본인이다.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1호관에서 만난 이종민 영어영문학과 교수, 현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승현 기자)

     

    그는 지난 2001년 유골을 안장하기 위해 가장 먼저 진도군을 찾았다. 1906년 진도에서 유골이 수습된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진도가 최후 항전지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며 "지도자가 진도 출신으로 볼 수 없다며 당시 군의회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2008년 진도군에 보낸 공문. (자료=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지난 2008년 진도군에 협조 공문까지 보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

    유골은 진도군을 비롯해 김제시와 정읍시 등에서 무려 6차례나 안장 제의를 거절당했고, 겨우 전주시 도움으로 잠들 땅이 마련됐다.

    1996년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유골을 반환받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왼쪽 두번째)과 장영달 우석대 총장(왼쪽 네번째), 이노우에 가츠오 북해도 대학 명예교수(왼쪽 다섯번째). /사진=(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제공

     

    ◇ 진도군, 사업 중단 요구

    진도군은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안장 결정을 놓고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진도군은 지난 21일 전주지법에 유골에 대한 현상변경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진도군 관계자는 "유골의 출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125년 전 유골이 진도에서 발견되면서 연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상변경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반환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동학혁명기념사업회 박영상 공동대표는 "당시 군정이 복잡한 상황에서 유골을 받아주지 못한 건 아쉽지만, 법률적으로 주인없는 유골은 진도군수에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전주 완산칠봉 투구봉에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이 안치될 추모공간. (사진=전주시 제공)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전주시는 다음 달 1일 전주 완산칠봉에 유골을 안장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여러 법률 자문을 받은 뒤 사업을 추진한 만큼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동학혁명농민군 지도자 유골에 대한 심리는 28일 오후 2시 50분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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