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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 '역대급' 저물가…"치솟는 삼겹살·기름값은 어느 나라 이야기?"



생활경제

    [홍기자의 쏘왓] '역대급' 저물가…"치솟는 삼겹살·기름값은 어느 나라 이야기?"

    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 15%→7%로 축소, 휘발유 리터당 65원, 경유 46원씩 올라
    소비자물가 지수, 올해 넉달째 0% 상승률 '65년 이후 최저치'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격차 최대…'바스켓 효과' 때문
    실제로 음식물가 상승률 높기도…OECD 34개 국 중 5번째
    "물가 지표, 경제 흐름 반영하지 못하면 경제 정책도 오류 가능성"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내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경제 이야기 해볼 건가요?

    ◆ 홍영선> 물가 얘기 해보려고 하는데요. 연휴 때 놀러들 많이 가셨을 텐데 외식 가서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서 힘들어하신 분들 많지 않으셨나요?

    한 대형마트의 채소매장(사진=연합뉴스)

     

    ◇ 임미현> 저는 사실 그랬는데요. 장을 볼 때 삼겹살 값에 놀라고 밖에서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정말 물가가 높구나 느끼거든요.

    ◆ 홍영선> 그런데 지난주 통계청에서 소비자물가를 발표했는데, '역대급 최저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가 느끼기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간 거 같은데 통계로는 너무 낮다고 발표가 나니까 사람들 반응이 "도대체 어느 나라 통계냐"라며 황당해 했는데요. 도대체 왜 체감 물가와 통계 물가는 이렇게 다른지, 그럼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봤습니다.

    ◇ 임미현> 우선 오늘부터 기름값이 더 올라간다고요?

    ◆ 홍영선> 네 5월 첫째 주 전국 평균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60원인데요. 지난해 12월 첫째주 1481원 이후 21주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1553원까지 치솟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오늘부터입니다. 유류세 인하 폭이 15%에서 7%로 축소돼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46원씩 오르기 때문입니다. 휘발유 가격은 전국 평균 1500원대, 서울은 1600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이란산 원유 수입까지 막혀서 단기적으로 기름값 더 오를 거로 보고 있고요.

    ◇ 임미현> 그래서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기름 넣는 분들 있으시더라고요. 기름뿐이 아니라 삼겹살도 '금(金)겹살'이 됐어요?

    ◆ 홍영선>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663원으로 한 달만에 16.5%나 뛰었습니다. 전 세계 돼지고기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까지 반영되면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고요. 삼겹살이랑 같이 먹는 소주도 오릅니다.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이번달 1일부터 소주 출고값을 올렸는데요. 65.5원 올려서 이제 소주 한병당 1081.2원이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병당 5000원까지 오를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시민들의 말 직접 들어봤습니다.

    전모(61.여)씨"저는 지방에서 살고 서울에 딸집으로 놀러온건데, 서울도 물가 비싸지만 지방도 못지 않게 너무 비싸요. 가격이 정말 많이 올라서 장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오늘도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고기를 좀 구워먹으려고 고기랑 야채, 술 등을 사려고 했는데 정말 금겹살이 된데다 야채값도 너무 올랐어요.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 건지..."

    김모 (64)씨"소주 3천원일 때는 1만 5000원이면 친구들끼리 얘기 나누면서 한 잔 기울이고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제 한 병에 5천원이라는 거 아니에요? 너무 팍팍해지는 거죠. 100원 올라도 부담인데, 2000원이 한 번에 훅 올라버리면 먹지 말라는 말 아닌가요? 안 그래도 힘든데 먹을 거까지 비싸서 못 먹게 되면 진짜 화 나는 거죠"

    (그래프=비주얼그래픽 팀)

     

    ◆ 홍영선> '체감물가' 통계치도 비슷합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달 물가 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가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2.2%로 조사됐는데요. 물가 인식은 한은이 매달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인데요.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죠.

    ◇ 임미현> 이런데도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낮았던거죠?

    ◆ 홍영선> 통계청은 매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지수'를 조사해서 발표하는데요. 지난 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4.87이 나왔어요. 지난해 4월보다는 0.6% 오른건데요. 올해 들어 넉달 째 계속해서 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정도 수준이냐면 65년 이후 최저 수준인데요. 65년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해이기 때문에 집계 이래 가장 낮은 겁니다.

    ◇ 임미현> 통계상으로는 '저물가'인 거네요. 그런데 지금 아무도 안 와닿는다는 거잖아요? 왜 그런건가요?

    ◆ 홍영선> 정부와 시민들의 물가를 '계산하는 방법'이 달라섭니다. 정부가 소비자물가를 계산할 때는 먹거리 뿐 아니라 도시가스, 교통비 등 대표 품목 460개의 가격을 조사해서 가중치를 두고 계산을 하고요.

    우리들은 '내가 자주 사는 물건' 값이 오르면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느끼는 거죠. 이런걸 '바스켓 효과'라고 하는데요. 흔히 장바구니 물가나 식료품처럼 민감하게 와닿는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경우 물가 상승을 더 실감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거죠.

    ◇ 임미현> 장바구니 품목 중에서도 절약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먹고 사는데 쓰는 돈이 부쩍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 홍영선>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식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5번째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신 자료인 지난해 12월 자료인데요. 우리나라 식료품 물가는 4.2%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1.6%, 미국 0.65, 영국 0.7%에 비하면 대폭 상승한거죠.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식료품 물가가 많이 오른 나라는 터키(25.1%)와 멕시코(5.5%), 아이슬란드(4.7%), 헝가리(4.5%) 등 네 나라뿐이었습니다.

    (그래프=비주얼그래픽 팀)

     

    ◇ 임미현> 이렇게 통계 물가와 체감 물가 차이가 커지면 문제가 생기나요?

    ◆ 홍영선> 물가 지표가 현재의 경제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면 이에 기반을 이뤄지는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도 순차적으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전반적 물가 수준이 낮은 건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기 상황 개선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체감 물가가 높아서 만약 이걸 보고 경기에 대한 대응 정책을 하지 않으면, 경기 상황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체감 물가 상승 이뤄지는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보다 더 원활한 유통 이뤄지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 홍영선> 체감 물가와 통계상 물가의 괴리가 심하다는 이야기는 사실 과거부터 나왔잖아요? 그래서 통계청은 현실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꾸준히 개선하고 있고요. 지난해 말 항목에 대한 가중치를 조정했고, 개편 주기도 5년에서 3년 주기로 줄이기로 했고요.

    근데 요즘 부쩍 이러한 체감물가와 통계상 물가의 괴리가 더 부각되는 건 경기가 안좋아서 수익은 쪼그라드는데 생활물가는 오르는 사정이 심화되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거기다 안 그래도 죽겠는데 통계상 물가는 반대로 낮다고 하니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껴지고요. 통계상 물가와 체감 물가가 낮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으니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서 경제 정책 펼치길 바라겠습니다.

    ◇ 임미현>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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