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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키스 패밀리' 진경 "부부가 이렇게만 살면 유토피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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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썬키스 패밀리' 진경 "부부가 이렇게만 살면 유토피아죠"

    [노컷 인터뷰] '썬키스 패밀리' 유미 역 진경 ①

    영화 '썬키스 패밀리'의 유미 역을 맡은 배우 진경을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발칙하고 골때리는 이 가족의 로맨스" 한국영화에서 본격 로맨스나 멜로를 보기 어려워진 지 꽤 됐는데, '가족'의 로맨스란다. 결혼 20년차에도 서슴없이 애정표현을 하는 부부에게 위기가 닥치자 막내딸이 가정의 평화를 사수하기 위해 대작전을 펼친다?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 첫인상이 신선할 수밖에 없었다. 금실 좋은 유쾌한 부부가 나온다고? 와!

    '썬키스 패밀리'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진경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뭘 하든 두 번 하는 걸 싫어한다는 그가, 그 자리에서 2번 읽게 된 작품이 바로 '썬키스 패밀리'였다. 황당하고 골때리는 '신기한 대본'을 쓴 김지혜 감독을 만났을 때 그 생각은 더 강해졌다.

    김 감독만의 4차원 세계에 매료돼 그 열차에 한 번 타 보고 싶었다는 진경. 덕분에 우리는 소녀다운 면과 순수함, 가정 내 카리스마를 겸비한 유미를 연기하는 진경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썬키스 패밀리' 유미 역을 맡은 배우 진경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언론 시사회 때 영화 어떻게 보았나.

    찍은 배우들이 너무 크게 웃으면 안 되는데… (웃음) 되게 재밌었고 저도 재밌게 봤다. 음, 예전에 편집이 완전히 되지 않았을 때, 약간 러프할 때 살짝 봤었는데 그때보다 훨씬 잘 정리가 돼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음악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음악이 우리 영화 색깔을 잘 나타내줘서 더 잘 살아나고 완성된 느낌이 든다.

    ▶ 언론 시사회를 거치고 인터뷰를 접하면서 '썬키스 패밀리'는 특히 배우들의 애정이 남다른 작품이라고 느꼈다. 합류한 이유가 궁금하다.

    배우들이 다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다가도 인생에서 힘들었던 순간이 많이 기억에 남지 않나, 그때는 힘들었지만. 우여곡절을 겪어서 촬영에 들어가고 또 우여곡절을 겪어서 개봉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배우들 사이에 전우애도 생기더라. 특히 박희순 오빠가 영화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시다. 오빠가 이런 영화를 제일 좋아하시더라.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아멜리에' 그 영화라고 한다. (웃음) 귀엽고 예쁜 영화를 되게 좋아하시더라, 얼굴하고 맞지 않게. (일동 웃음) 그래서 이 영화에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셨다.

    진경이 맡은 유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족을 휘어잡는 소리 없는 카리스마와, 남편 준호와는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소녀다움을 모두 갖춘 캐릭터다.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처음 대본 봤을 때 여러분들이 영화 봤을 때 느꼈던 느낌을 똑같이 받았다. 황당하고 골때리는! '뭐 이런 시나리오가 다 있나?' 싶더라. 너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말 부정적인 게 아니라, 신기한 사람 만나면 너무 신기하듯이 신기한 대본을 만나서 굉장히 '어? 이게 영화화되면 되게 재밌겠다' 했다. 원래 제가 두 번 하는 걸 다 싫어한다. 영화 두 번 보는 것도 싫다. 그 자리에서 시나리오를 2번 봤다. 너무 박장대소를 하면서.

    그러고 나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여자 감독님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너무나 동심에 가득 찬 아름다운 천사 같은 감독님이 리본을 달고 '안녕하세요?' 인사하시는 거다. 엄청 4차원이신 거다! 4차원의 세계에 매료가 돼서 저도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제 배역에 끌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시나리오의 새로운 세계에 동참하고 싶다는, 열차를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촬영 무산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든 해 보려고 애썼던 순간이 있었기에, 시사회 날에도 가슴이 벅차더라. 이 영화는 감회가 남다른 부분이 있다.

    ▶ 특히 재미있었거나, 황당하고 예상 못 한 장면은 무엇인가.

    준호(박희순 분)가 진해(이고은 분) 일기 검사 때문에 학교 갔을 때 선생님한테 "저희는 학원 안 보냅니다"라고 하는 거기서부터 빵 터지기 시작했다. "왜 아직 일기 검사가 있습니까?" 하면서 사생활 침해라고 하지 않나. 사실 굉장히 맞는 말이다. 어른들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 준 것 같다. '너나 잘살아라, 애들한테 그러지 말고'라고.

    정육점 주방에서 스킨십하는 씬도 있는데 그게 원래 냉동고에서 찍기로 돼 있었다. 상황이든, 환경이든, 대사든, 인물의 캐릭터든 다 예상 밖이었다. (웃음)

    극중 유미와 준호 부부는 그야말로 '사랑꾼' 부부다. 첫 장면에서부터 두 사람의 흥겨운 춤 장면이 나오고, 준호는 피곤한 아내의 발 마사지를 자청할 만큼 다정한 남편이다.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 제목 그대로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가족 이야기다. 결혼 20년차에도 애정 표현을 스스럼없이 하는 부부의 모습이 신선했다.

    그렇다. 비현실적이라고 다들 그러더라. 20년 살아도 저렇게 할 순 없다고. 어떻게 가족끼리 애정표현을 하냐는 말도 있지 않나. (영화 보신) 기혼 여성분들은 (준호를 보며) 부러워하시기도 하더라. 남편이 달리 보이고 뭔가 좀 더 남자로 보이더라는 말도 하시고. 관계를 좋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씀도 하시고, 만약에 부부가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유토피아다. 모두 가능하진 않겠지만 '하나뿐인 내편'의 최수종 님과 이번 작품 박희순 님이 너무 산 증인이어서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더라. 전 옆에서 목격했다.

    ▶ 준호의 여자 사람 친구 미희(황우슬혜 분)가 오면서 가정의 평화에 금이 간다. 실제라면 준호와 미희 같은 관계를 용납할 수 있는지.

    아마 (둘은) 첫사랑이었던 것 같다. 준호의 속마음은 좀 흔들린 걸까? 아닌가. 아무튼 준호가 미희를 만났을 때 느꼈던 감정은 아무도 모른다. 전 사실 준호가 조금은 흔들렸을 거라고 본다. 그게 현실적인 거니까. 슬혜 씨가 연기의 재미를 위해서 아슬아슬하게 표현하긴 했는데, 조금의 파장은 있지 않았을까.

    ▶ 찍으면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제일 재밌었던 건 인트로 춤? 카메라가 따라가면서 뮤지컬 영화같이 했던 그 부분이 읽을 때도 신선했고 찍으면서도 좋았다. 뭔가 연극을 하는 것처럼 합을 맞춰서 동선 리허설하고 카메라 리허설하고 그렇게 하다가 애정씬으로 넘어가는 씬이 되게 재미있고 인상에 남았다.

    배우 진경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 가족과의 소통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서 가족에 대해 많이 생각했을 것 같다.

    네, 맞다. 제가 이 영화를 찍은 게 2년 전인데, 사실 저희 때는 부모님하고 그렇게 다정하게 지내지 못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한마디 하는 것도 되게 힘들어했다. 요즘 젊은 분들도 그렇지만 우리 땐 더 그랬다. 부모님도 자식에게 애정을 맘껏 표현하시기보다는 좀 엄하시거나 하지 않나. 근데 저도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어느 계기를 마련해서 엄마 아빠한테 섭섭한 걸 털어놓고 같이 울면서 풀었다. 처음엔 되게 어색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자리를 가졌다. 엄마 아빠도 다들 어색해하다가 아빠도 막 우시면서 그때 정말 내가 미안했다고 하시고, 저도 죄송했다고 했다.

    제가 그때 편지를 또 썼다. 그렇게 하고 나니까 엄마 아빠에 대한 애정이 어마어마하게 생기더라. 예전엔 난 엄마 아빠처럼 안 살 거라고 했는데 그런 편지를 보내고 나니 두 분이 너무 좋아하시고 (가족끼리) 허그와 스킨십 이런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 만나면 안아주고 손잡고 팔짱끼는데, 아빠가 '네가 이렇게 하니 내가 힐링 된다"고 하시더라. 엄마 아빠가 나이가 많으신데 좀 더 일찍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도) 서로 애정표현을 아끼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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