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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 유아인이 밝힌 SNS 논쟁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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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이 밝힌 SNS 논쟁 '속사정'

    [노컷 인터뷰 ②] "인간성 찾아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공허하지 않으려면 내가 나다워야…부작용 있어도 전진하고파"
    "내 영향력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 중"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IMF 위기에 베팅하는 윤종학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UAA, 김종학 포토그래퍼 제공)

     

    '버닝' 개봉 전 SNS에서 '페미니즘'과 관련해 설전을 벌인 이야기는 의외로 유아인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였다. 이미 인터뷰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이 질문을 수없이 받아온 탓도 있었다. 유아인이 SNS 상에 펼친 내용보다는 왜 그가 그토록 진지하게 대중과의 설전에 임했는지가 궁금했다.

    "저 또한 인터넷 이용자이고 소통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니까요. 그 안에서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고 어떤 인간성을 찾아보고 싶은 거죠. 인간성을 떠나 제 영향력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 안에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마음이 없어도 폭력적인 말에 굴복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일단 저는 주변에 이미 양해를 많이 구했어요. 이런 리스크가 있으니 캐스팅에서 절 선택하길 꺼릴 수도 있는 거지만 어쨌든 함께 여론을 만들고 생각을 맞춰나가고 개개인의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는 "처음은 수용되기 힘들지만 그 처음이 또 다른 처음을 만들어낸다면 그게 모여서 다양성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니까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SNS는 제가 하는 또 다른 발언의 형태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공허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강조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진심을 나누며 교류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란다. 비단 주변의 가까운 사람뿐만 아니라 대중과도 그렇다. 그러나 배우 그리고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언제나 딜레마의 연속이었다.

    "누구도 제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고 책임져주지 않아요. 나를 나답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공허한 느낌을 줄여나가고 싶어요. 겉보기에만 사이 좋은 게 아니고 정말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방식은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해요. 그래서 다양한 활동과 실험들을 하고요. SNS 역시 저라는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던져서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사회적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거든요. 딜레마는 그런 거예요. 결국 제 작품보다 이런 게 화제가 되고 셀러브리티 문화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이 있어요. 그러나 싸우든 투쟁하든 시행착오를 겪든 더 전진하고 싶어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IMF 위기에 베팅하는 윤종학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UAA, 김종학 포토그래퍼 제공)

     

    유아인은 "이렇게 의지를 가져도 매순간 안정을 찾아가고 싶어 흔들리는데, 막상 진입하면 그게 편하지가 않다"며 "타성에 젖어 도태된 느낌이고 그런 느낌들과 싸우면서 일련의 행위들이 발생하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굳이 연기가 끝난 순간까지 자신을 감춰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광고를 몇 편 찍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어떻게 가치있는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느냐가 최대 고민이자 과제다. 연예인이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답게 살길 원한다고.

    "배우가 직업이다보니까 연기할 시간이 아니면 하고 싶지 않아요. 본심이 아닌데 연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물론 그런 게 세상살이가 만드는 고충들이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도 충분히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배우 일을 잘 가져가게 하는 동력이기도 해요. 광고를 몇 편 찍는 것보다 서로를 덜 외롭게 하고 좀 더 가치있는 사람으로 느끼게 하고 감동을 전달하고 싶어요. 의견과 신념은 다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게 행복과 즐거움이라면 공감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이어 "처음에 글을 올려서 허세 이미지나 중2병 같은 이미지를 생성할 때보다는 제 진의를 많이 느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시는 게 느껴진다"며 "당장 자극적으로 보여지는 아픈 말들에 너무 병들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으로 살아간다"고 주장했다.

    유아인이 자신의 영향력을 고민하면서 SNS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아티스트 그룹 '스튜디오 콘크리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80년대 생 아티스트들이 모인 이 그룹은 영화 '베테랑'· '사도' 등 그가 가장 바쁘고 치열했던 활동 시기에 시작됐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IMF 위기에 베팅하는 윤종학 역의 배우 유아인. (사진=UAA, 김종학 포토그래퍼 제공)

     

    "성장을 욕망하면서 배우 유아인을 만들어왔던 시기를 지나 이제 대중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영향력을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죠. 어제도 인터뷰 끝나고 또 다른 활동을 위해서 새벽까지 일했거든요. 몸은 힘든데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인터뷰를 대하는 진정성을 만들어줘요. 이 일을 환기시켜주고 조화롭게 해나가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창조적인 일의 성질이 크게 다르지도 않고요. 제 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확장적인 관점을 제시해주기도 해요. 다른 시각에서의 예술적 견해를 갖는 게 유아인이라는 인물을 실험적으로 만들어가는데 큰 동력이 되니까요."

    그는 "타이틀만 달고 일 제대로 안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지만, 일이 끝나도 저는 무조건 개인 시간을 보내야 해서 잠이 좀 부족하긴 하다"며 "그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힘들어지니까 지방 촬영을 해도 매일 집에 올라와야 했다"고 털어놨다.

    언젠가는 자신이 기획한 영화를 만드는 것도 유아인의 목표 아래 있다. 예술적 활동을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유아인은 "영화 형태로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면 제 삶의 경험을 최대치로 녹이고 싶을 것 같다. 사실 모두 다 그게 고민"이라며 말을 이었다.

    "시나리오 쓰는 작가님이나 영화 감독님들 만나봐도 뭘 써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 내 이야기는 무엇일지 혼란스러워해요. 아마 저는 신인이니까 외적인 목적성을 떠나서 제 마음을 담아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 같아요. 물론 세상을 담아내는 게 영화이지만 아마 제 마음이 동해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유아인의 내면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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