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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전용 캐릭터 전복…고정관념 깬 여배우들



영화

    男전용 캐릭터 전복…고정관념 깬 여배우들

    '국가 부도의 날'에서 이상적 리더 연기한 김혜수
    '도어락'에서 피해자인 동시에 추적자인 공효진
    '언니'에서 동생 구하기 위해 액션 펼치는 이시영

     

    단단한 겨울 성수기의 벽을 여성 영화들이 두드린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부터 스릴러 '도어락'까지 전통적인 남성 주인공을 대체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혜수가 중심 인물로 활약하는 '국가 부도의 날'은 IMF 경제 위기를 일주일 앞두고 각자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혜수는 이 영화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시현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상적인 리더다. 위기 상황에서 정의롭고 책임감 넘치기까지 한다.

    통화정책팀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믿음직한 리더 한시현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 한시현이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을 때 가장 분노하는 것도 팀원들이다.

    김혜수는 주로 이런 영화에서 남성 리더들로 상정된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여성 리더의 서사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공효진 주연의 영화 '도어락'은 원룸에 사는 여성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직접 살인사건의 실체를 쫓는 추적 스릴러다. 공효진은 오피스텔에 혼자 거주하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 역을 맡아 연기했다.

    얼핏 보면 영화 '목격자'와 비슷한 설정이지만 영화는 홀로 사는 여성의 생존권 문제를 실감하게 한다. '목격자'의 살인범이 우연히 살인을 목격한 남성을 죽이려고 시도한다면 이 살인범은 독신 여성을 대상으로 이 같은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장르에서 피해자로 단시간 소비되는 여성은 주체적으로 사건을 쫓는 추적자의 성질도 함께 갖고 있다. 물론 그 사건을 쫓는 이유가 스스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자아낸다.

    영화 '언니'는 평소 복싱으로 기반을 다져 온 배우 이시영이 주인공이다. 이시영은 납치된 동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주인공 인애 역을 연기한다.

    위기에 빠진 가족을 구한다'는 설정은 액션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족'이라는 절대적인 대상이 액션의 잔혹함이나 치열함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마동석 주연의 영화 '성난 황소' 역시 이와 비슷한 동기에서 주인공이 액션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주인공을 여성으로 치환하는 순간 영화는 다소 신선해진다. 국내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물리적으로 누군가를 지키는 역할을 거의 하지 않는 탓이다.

    이미 현실에서 뛰어난 복싱 실력을 보유한 이시영이 과연 얼마나 강렬한 액션을 선보일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이렇게 여성 배우들이 기존 남성 배우들처럼 매력적인 중심 캐릭터를 획득하면서 여성 배우들이 설 자리 또한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여성 배우들도 이제 캐릭터로 승부를 보고 있는데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다. 영화계에서 홀대받아왔던 여성 배우들에 대해 앞으로도 이런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감독들이 주로 남성이기에 여성 캐릭터를 구현할 때 드러나는 한계도 있다. 계속적인 대중의 요구와 소비가 있어야 하겠지만 일단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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