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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앙쿠르 암''에 만족해야 하는 현실



미국/중남미

    ''리앙쿠르 암''에 만족해야 하는 현실

    영유권 표기 관련 미국의 ''이중적 태도''...끝나지 않은 독도 전쟁

     

    ''부시의 결단''으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는 됐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부아가 치민다.

    한반도의 피붙이, 국토의 막내인 독도를 하루 아침에 ''주권 미지정(Undesignated Sovereignty) 지역''으로 바꿔버린 미 지명위원회(BGN)의 무책임한 결정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마치 큰 선물이나 준 것처럼 거드름을 피며 생색을 내고 있다.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이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신속한 원상회복 조치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반기고 나섰다. 청와대는 ''한미 동맹복원과 신뢰회복의 결과''라며 ''양국 정상간 깊은 신뢰와 우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아가 치밀고 화가 날 일이지 환영까지 하고 나설 계제는 아닌 것 같다.[BestNocut_R]

    그렇다고 미국 정부가 이번 독도 표기 논란과 관련해 공개리에 사과나 유감을 표명한 것도 아니다. 다만 국무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상의 수많은 예외와 오류들이 발견돼 원상회복 조치가 이뤄졌다''며 어정쩡하게 잘못을 인정했을 뿐이다.

    미 국무부는 그러면서 앞으로 국제 분쟁지역의 영유권 표기를 기술적 측면과 정치적 의미, 외교적 고려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1주일 전 원상태로 수정된 독도의 영유권 표기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최선의 방도''라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독도 영유권 표기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언제든지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요미우리 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부시의 방한 이후 지명위원회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다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꾸도록 비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지렛대로 삼아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몰고 가려는 일본의 치밀한 전략이기도하다. 최근 한승수 국무총리의 독도 방문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공식 입장까지 밝힌 일본 아닌가...

    이 때문에 독도 영유권 표기가 원상태로 회복됐다해서 크게 환영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원상회복은 말그대로 독도의 이름을 되찾는 것이지 ''리앙쿠르 락스''(Liancourt Rocks)에 만족하는 게 아니다.

    미 지명위원회는 이번 파동이후 자체 데이터베이스인 지오넷의 외국지명 표기에서 독도의 영유권은 다시 ''한국''과 ''공해(Oceans)''로 돌려놓았지만 독도의 이름은 ''리앙쿠르 락스''로 표기했다.

    지오넷은 최근까지 독도 지도에서 한국명인 독도와 일본명인 다케시마, 그리고 중립적 이름인 ''리앙쿠르 락스''를 모두 함께 표기했지만 이제는 ''리앙쿠르 락스''로만 표기하고 있다.

     



    우리땅 독도(Dokdo)의 명칭이 지오넷의 독도 지도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우리의 외교 목표는 고유명사인 ''독도''를 되찾도록 (리앙쿠르 암으로 표기되기 시작한) 1977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영토인 ''독도''의 이름은 당연히 한국 명칭으로 불려야 한다.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섣도 등으로 불려온 국토의 막내 ''독도''가 어느새 듣도 보도 못한 ''리앙쿠르 락스''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이 중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고 때맞춰 미 지명위원회가 독도의 영유권 표기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해 국민적 공분을 사게 됐지만 사실 우리 섬의 ''이름''을 잃어버린 것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일강화조약으로 불린 이 조약의 한국 영토관련 규정을 보면 생소한 이름들이 등장한다.퀠파트(Quelpart), 포트 해밀튼(Port Hamilton), 다줄렛(Dagelet)...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제주도를 가리키는 퀠파트(Quelpart)는 제주 ''귤밭''의 서구식표기로 ''귤이 퀠로, 밭이 팥으로'' 유럽인들에게 들리면서 이같은 황당한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또 거문도를 가리키는 포트 해밀튼(Port Hamilton)은 영국 상선의 이름이고, 울릉도의 다줄렛(Dagelet)은 프랑스의 화물선에서 이름을 따왔다.

    독도의 다른 이름인 ''리앙쿠르 락스''에서 리앙쿠르(Liancourt) 또한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의 포경선 이름을 따 온 것이다.

    한국 섬의 명칭들이 외국 선박의 이름을 따 붙여지고 버젓이 국제적인 명칭으로 통용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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