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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순실 단골의사 "청와대서 보낸 차량 타고 들어갔다"



사건/사고

    [단독]최순실 단골의사 "청와대서 보낸 차량 타고 들어갔다"

    • 2016-11-12 05:00
    대통령 주치의도 모르는 사이 자문의인 김모 씨가 독단적으로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북궁 역에서 만나 청와대에서 나온 차를 타고 청와대로 들어가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한 후에는 의료기록도 남기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처럼 청와대 의무 시스템도 주치의가 아닌 '비선 자문위'가 쥐락펴락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대통령 건강이 허술하게 관리되면서 청와대 의무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이다.

     

    ◇ 朴 초대 주치의 "자문의 2명 몰라"…K 원장 "자문의 됐다고 통보받아"

    11일 박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맡았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치의 발령 뒤 연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직접 자문단을 꾸렸는데 김 씨는 이미 명단에 들어와 있어 굉장히 당황했다"면서 "2013년 여름 무렵 청와대에서 자문의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김 씨가 자문의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이는 최순실 담당 의사였던 김 씨가 "이 병원장의 추천을 받아 이력서를 제출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대통령 자문의가 됐다"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김 씨처럼 박 대통령 주치의가 선정하지 않은 자문의 한 명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장은 "주로 대통령 통증을 관리하는 K 원장도 자문의로 들어와 있었다"면서 "잘은 모르지만, 오랫동안 박 대통령을 진료해왔다는 정도만 들었다"고 했다.

    실제 K 원장 역시 CBS 취재진에게 "내가 왜, 어떻게 자문의가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냥 통보받았다"고 털어놨다. K 원장은 "박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다니긴 했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자문의는 내과, 외과, 안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 각 진료 과목별 의사 30여 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 자문의료진을 꾸리는 일은 전적으로 대통령 주치의가 주도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최윤식 서울대 교수는 "자문의는 주치의가 정말 믿고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의사들로 구성된다"면서 "일반 신입사원 선발전형 같은 게 아니라 전적으로 주치의 의견에 맡겨진다"고 말했다.

     


    ◇ 최순실 담당의, 기록 안 남기고 청와대 출입했을 가능성

    이렇게 주치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문의가 된 김 씨는 독단적으로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는 정황이 잡혔다. 이 병원장은 "밤에 김씨가 청와대를 찾아와 대통령을 진료할 때는 자신 뿐 아니라 현장에서 의무기록을 담당하는 의료실장도 배제됐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이 병원장과 동석한 적은 없었고, 주치의가 바뀐 뒤엔 동석했다"며 묘하게 말을 바꿨지만, 주치의 동석 여부가 그때그때 다른 이유는 설명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의무기록도 남기지 않았다고 이 병원장은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김 씨로부터 비밀스럽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런 정황은 김 씨가 청와대를 출입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청와대 출입 과정에 대해 "경복궁역에 내리면 청와대에서 차량이 와 데리고 의무실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청와대 차량으로 출입하게 되면 출입기록이 남지 않게 된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인사는 "외부에서 누군가 오면 부속실에서 경호실에 연락해 절차를 밟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서 "청와대 차량을 타고 들어가는 것은 은밀하게 들여보낼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병박 정권 때는 주치의에겐 운전기사가 동반한 청와대 차량이 나왔고, 자문의는 항상 주치의가 태워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렇게 출입하면 기록으로 남게 된다.

    김 씨에게 제공된 청와대 차량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자문의단 관리는 제2부속실장이었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맡았기 때문이다. 제2부속실은 정윤회 문건 사건을 계기로 폐지됐다.

    정치권과 의료계 안팎에선 "대통령 공식 라인도, 주치의도 아닌 사람이 대통령 건강을 책임지는 자문의를 비공식적으로 뽑는 주치의도 모르게 의무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비밀스럽게 관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대통령 건강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이는 국가 전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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