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건널목 경찰 사망 "조용하고 묵묵히 일하던 분인데…"

(사진=자료사진)

10대 정신지체아를 집에 데려다 주다 철도 건널목에서 열차사고로 숨진 이모(57)경위의 사고소식이 알려지자 소속인 경주 내동파출소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21일 낮 12시쯤 울산시 북구 신천동 소재 호계청구아파트 앞 철길건널목에서 경찰관 1명과 민간인 10대 장애인 1명 등 2명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또다른 경찰관 1명은 다리 골절상을 입어 경주 동국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 소속 이모(57)경위와 김모(45)경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관내의 한 여관에서 "손님이 소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모(16)군은 객실에서 물을 뿌리고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이 경위와 김 경사는 김군의 신병을 확보한 뒤 김 군이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자택 위치를 물어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그를 경찰차에 태웠다.

하지만 경찰차량이 사고 지점인 울산시 북구 신천동 소재 호계청구아파트 앞 철길건널목에 도착했을때 김 군이 갑자기 "소변을 보고 싶다"고 말해 차량에서 내리게 했다.

이어 김 군은 철길 건널목 안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고 또다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위와 김 경사는 김군을 철길에서 들어내려고 했지만, 김 군이 철도 선로를 잡은 채 버텼고 때마침 건널목을 지나던 화물열차가 이들을 덮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 내동파출소의 동료 경찰은 "숨진 이 경위가 내동 파출소로 발령받은 지 넉달여 밖에 안됐지만 조용하고 묵묵히 일하던 분이었는데 이런 참변을 당하다니 안타깝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