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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생 받아만 달라"…'열정페이' 눈감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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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학생 받아만 달라"…'열정페이' 눈감는 대학

    자료사진.

     

    세종시 국책연구소에서 대학생 인턴을 상대로 불거진 '열정페이' 논란. 학생들을 인턴으로 보낸 대학 역시 학생들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5. 3. 10 세종시 국책연구소도 인턴 '열정페이' 논란)

    나아가 일부에서는 학생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환경의 배경으로 대학을 지목한다. 이유가 뭘까.

    ◇ "인턴 안 받으면 어쩌나…" 눈치 보는 대학들

    세종시 국책연구단지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S연구소에서 한 달간 인턴생활을 한 대전지역 모 대학 학생들.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대부분을 허드렛일로 채운 데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 대학 특성화 사업단 측은 "감수해야 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특성화 사업단 관계자의 말이다.

    "대학에서 기관에 부탁해 인턴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어떤 기관은 가서 사정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정당한 근로의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것까지 요청하면 인턴 안 받겠다고 하니까…."

    인턴이 취업의 필수 요건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대학 수는 많고 기관은 한정돼있다. 지역대학에서는 기회가 더욱 귀하다.

    학교의 자세가 점점 낮아지고, 학생들에게 "참으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 속사정이다.

    교육 측면에서도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특성화 사업단 관계자는 "학생들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겠지만, 인턴기간 중 멘토링 제도도 운영했고 도움이 됐다는 학생이 그래도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학 내부에서는 이 문제가 대학의 실적과도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 '열정페이' 감수한 대학 실적 쌓기?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성화 사업(CK)에 모두 107개 대학의 341개 사업단을 선정했다.

    정부 재정지원과 대학 구조개혁이 연계된 만큼 대학들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부분이다.

    지난해 9월쯤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이들 특성화 사업단의 1차년도 사업 종료 시기는 지난달. 대학들은 사실상 6개월 만에 사업성과와 실적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열정페이' 논란을 부른 인턴십 프로그램을 해당 대학 특성화 사업단과 추진한 S연구소 측은 "대학에서 시작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달라고 했다"며 "1월 28일부터 2월 25일까지 진행했는데, 기관평가가 겹쳐 직원들도 여력이 없었고 인턴 운영이 일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수십억원의 국비 지원이 좌우되는 사업실적을 늘리기 위해, 인턴십을 급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특성화 사업단 측은 "사업기간에 맞춰 진행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을 충분히 고려한 인턴십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학생을 교육서 소외"‥"교육기관 책무성 높여야"

    정부가 지역사회·산업 기여도와 취업률 등을 중시하면서 대학 사업단마다 기관과의 업무협약과 인적교류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협약 이후, 학생들이 현장에 투입됐을 때의 관리나 보호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되레 "학생들이 기관에 부담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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