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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4천억이 무슨 소용? 도로명주소 관두자"



사회 일반

    "17년 4천억이 무슨 소용? 도로명주소 관두자"

     


    <택배기사 장영수="">
    -신주소 택배, 모두 기사가 변환중
    -도로명주소 전혀 편하지 않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도로명주소 사실상 실패한 정책
    -4천억 아깝다? 더 큰 비용 초래할 것
    -혈세 어디에 썼는지 감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장영수 택배기사,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집이나 건물의 위치를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표기하는 일명 ‘도로명 주소체계’. 적응들을 좀 하셨습니까? 물론 한 달밖에 안 됐으니까 결론을 내리긴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불편하다는 불평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설 앞두고 택배배송 현장에서는 지금 전쟁을 치르는 중이라는데요. 오늘 그 실태를 집중점검 해 보죠. 먼저 택배기사 장영수 씨 연결돼 있습니다. 장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장영수>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명절 앞두고 많이 바쁘시죠?

    ◆ 장영수> 네, 많이 바쁩니다.

    ◇ 김현정> 오늘은 몇 시에 출근하셨어요?

    ◆ 장영수> 6시에 출근했습니다.

    ◇ 김현정> 6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십니까?

    ◆ 장영수> 배송 마치는 시간은 보통 이번 명절 특별 배송시간 동안에는 밤 10시에서 11시 정도...

    ◇ 김현정> 밤 10시에서 11시? 그러면 식사도 차 안에서 해결하고 그러시는 거예요?

    ◆ 장영수> 그렇죠. 김밥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물량이 많다보면 식사도 거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구요.

    ◇ 김현정> 이번 설에는 어떤 선물 배송이 제일 많습니까?

    ◆ 장영수> 아무래도 과일이나 식품 종류, 생굴 같은 거, 곶감, 여러 가지가 많죠.

    ◇ 김현정> 주로 식품이 많아요?

    ◆ 장영수> 그렇죠. 식품이 많죠. 아무래도 선물용이다 보니까 식품이 가장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바쁘기로나 선물종류로나 예전하고 다를 바가 없는데 이번 명절에는 결정적으로 달라진 한 가지가 있죠? 바로 새로운 ‘도로명 주소’ 체계. 새 주소로 적혀오는 경우와 구주소로 적혀오는 비율이 어느 정도 됩니까?

    ◆ 장영수> 지금 전체 퍼센트로 따지게 되면 한 20% 정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신주소로 적혀오는 경우가 한 20 % 정도. 그러면 신주소로 적혀오는 경우에는 신주소 가지고 찾아가시는 거예요?

    ◆ 장영수> 신주소를 가지고는 현재 택배기사들이 찾아갈 수는 없고요.

    ◇ 김현정> 아, 찾아갈 수가 없습니까?

    ◆ 장영수> 네. 작업시간에, 분류시간에 저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주소를 입력해서 구주소로 저희가 스스로 전환을 해서 그쪽으로 갖다드리는 거죠.

    (자료사진)

     

    ◇ 김현정> 신주소로 적어가도 다 구주소로 바꿔 가셔야 돼요?

    ◆ 장영수> 네.

    ◇ 김현정> 신주소 들고는 영 길 찾기가 힘들어서?

    ◆ 장영수> 지금은 힘들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일이 신주소로 온 걸 구주소로 어떻게 바꾸십니까?

    ◆ 장영수> 지금 정부에서 내놓은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요. 거기에서마저도 정확하게 변환된 곳이 없는 곳도 많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가 고객님들께 직접 전화를 해서 옛날 주소를 물어보고 배송하는 게 가장 정확하죠.

    ◇ 김현정> 그걸 어떻게 일일이 기사님들이 다합니까? 누가 대신 해 주는 인력이 있나요?

    ◆ 장영수> 전혀 없습니다, 현재는. 작업시간 중간 중간에 해야죠.

    ◇ 김현정> 그래서 구주소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봐요?

    ◆ 장영수> 그렇죠. 거기에서도 어려운 단점이 뭐냐하면, 세상이 워낙에 각박한 세상이 되다 보니까 구주소를 여쭤봐도 저희를 못 믿으시는 거죠.

    ◇ 김현정> 이게 무슨 나쁜 게 아닌가 싶어서...?

    ◆ 장영수> 무조건 그냥 신주소로 배달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 경우가 참 힘든 경우가 많죠.

    ◇ 김현정> 이거 그러면 번거롭기도 하고 전화요금도 많이 들겠고 시간도 상당히 걸리겠네요?

    ◆ 장영수> 네, 그마저도 통화연결이 안 되다 보면 그날 배송이 안 되는 경우도 생기고.

    ◇ 김현정> 식품 같은 경우에는 조금만 늦어도 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난감하시겠어요?

    ◆ 장영수> 그렇죠, 난감하죠. 그럴 때는 보내신 분들께 직접 전화를 드려서 죄송하지만 이거 고객님께 전화를 한번 드려서 구주소로 다시 한 번 여쭤봐달라고 다시 저희가 재요청을 하는 경우도 꽤 있죠.

    ◇ 김현정> 선물받는 분한테 전화하니까 그분이 의심을 하니까 보낸 분한테 전화해서 다시 구주소를 알아달라?

    ◆ 장영수> 그렇죠.

    ◇ 김현정> 일이 그냥 두 번 일, 세 번 일 계속되는 거네요?

    ◆ 장영수> 그렇죠.

    ◇ 김현정> 어쩔 수 없이 이런 구주소, 신주소 엇갈리는 문제 때문에 배송이 늦어졌는데 그거 가지고 화내시는 분은 안 계세요?

    ◆ 장영수> 많죠, 많습니다. 다 그러신 건 아니지만 늦게까지 고생하신다고 따뜻한 차 한잔 건네주시는 분들도 꽤 계시고, 저는 조금만 이해해 주십시오 라고 당부의 말씀만 드리는 거죠.

    ◇ 김현정> 택배기사분들로서는 그 방법밖에는 할수 있는게 없네요. 그러면 이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될까요 어떨까요? 계속 이런 식으로 검색하면서 구주소로 바꿔서 배송할 수는 없는 문제잖아요?

    ◆ 장영수> 지금 딱 부러지게 정확한 대책이 나온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스스로 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장영수> 너무 갑작스러운 주소 전환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많이 힘든 것 같고, 지금 현재 시스템, 신주소에 대해서 정부쪽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시고 시행을 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니까 단순히 빠르게 바꿨기 때문에, 갑자기 바꿨기 때문의 문제를 넘어서 왜 신주소로 바꿨는지 자체가 이해가 안 가신다, 현장에서는. 이런 말씀이세요?

    ◆ 장영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뭐가 편한지 모르겠다?

    ◆ 장영수> 네. 뭐가 편한지 전혀 모르겠고 수십년 동안 써왔던 옛날 주소 번지대를 신주소와 같이 통일을 해서 그 번지대를 외우기는 이거는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장영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택배기사세요. 장영수 씨, 현장의 이야기 먼저 들었습니다. 이어서 이런 상황을 예견했던 분이죠,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했던 분.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우리가 이렇게 불편하다고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신주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 황평우> 두 가지가 있겠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그러니까 우리 머릿속에, 마음속에, 이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내비게이션이라고 하죠. 우리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는 이 기억들을 한 번에 지우려다 보니까 이 기억들을 지우는 게 단순히 그냥 일반적으로 암기한 걸 지우는 이런 수준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되어 있는 거고요. 또 문화로 체득돼 있는 걸 한꺼번에 지우려다 보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적어도 저항이 만만치 않은 거죠.

    그 다음에 사실은 기존에 있는 주소가 지금 새로 만든 주소보다 예를 들어서 일제잔재다, 아니면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라고 얘기했는데 사실은 과학적이지 않고요. 오히려 기존의 주소는 동에다가 번지수만 외우는 두 단계만 하면 될 것을 지금은 어느 길에 좌측이냐 오른쪽이냐, 홀수냐 짝수냐 따져야 되고 몇 개를 따져야 되는 거죠. 몇 단계가 더 가다 보니까 오히려 더 혼란만 야기한다는 거죠.

    ◇ 김현정> 그게 낯설어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익숙해지면 더 편리해지는 거 아닐까요?

    ◆ 황평우> 낯설어도 정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통일대로 같은 경우 있죠. 예를 들면 서울역부터 파주 문산까지 가는데 좌측에서 1이고 오른쪽이 짝수라고 쭉 가다보면 갑자기 서울로 넘어가면 100단위부터 400, 500, 600 이렇게 돼 버려요. 그러면 중간에 어떤 길을 찾던 사람들이 이게 어딘지 헷갈리겠죠.

    그리고 예를 들자면 우리가 통일대로가 47km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서울역 앞에서 통일대로라면 누가 이해할까요. 또 예를 들어서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판교로 같은 경우는 판교 때문에 그 동네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판교가 북판교, 동판교, 서판교, 대왕판교, 그러니까 판교가 분당까지 연결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판교라는 이름 때문에 아파트값이 올라간답니다. 이렇게 보면 사실 도로명주소가 예를 들어서 어떤 사회적인 갈등도 양산하고요. 그다음에 어떤 부동산거래의 안 좋은 영향까지도 미치는, 이게 안 좋은 모습들만 계속 축적되니까 지금 제가 좋은 모습이 뭐가 있냐 라고 한다면 거의 없다 라고 봐야 되겠죠.

    도로명 주소체계도.(충남도 제공)

     

    ◇ 김현정> 저도 황당했던 기억이 뭐냐하면 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이름이 있을 거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양천구 목동 ABC아파트 101동 203호' 이렇게 썼던 거라면 이제는 동이름, 아파트 이름을 안 쓰고 '양천구 00로 101동 203호'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우리가 아파트 이름하고 동, 호수 보고 찾아가던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갑자기 아파트 이름이 사라지니까.......

    ◆ 황평우> 게다가 예를 들어서 목동에 있는 주민들께서 목동의 가치를 가지고, 아파트 가치를 가지고 목동의 어떤 브랜드를 넣어달라고 한다면 또 바꿔줘야 돼요, 판교나 다른 지역처럼. 이런 경우처럼 어떤 도로명주소 자체가 사람들을 편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에 대해서만 부합하는 이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요.

    ◇ 김현정> 이 도로명주소 준비기간이 17년이라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고요, 정부 측에서는. 그동안 4000억 들어갔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준비기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고요.

    ◆ 황평우> 저는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만약 4000억이 들어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17년이라는 기간도 너무 부풀려져 있고 그다음에 4000억이 들어갔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어떤 부분에서 4000억이 들어갔는지. 그리고 또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강북의 어떤 한 동네에 가면 빌라가 세 동이 나란히 있어요. 지금 예를 들어서 이게 무슨 A동에 몇 번지, 몇 번지 나란히 돼 있거든요. 지금 보면 무슨 길, 한 동은 무슨 길, 무슨 빌라, 또 한 동은 무슨 길 이게 다 세 동이 다 주소가 달라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렇습니까. 한 동은 오른쪽에 있고 한 동은 왼쪽에 있어서 그런가요?

    ◆ 황평우> 아니요. 나란히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세로로, 가로로 나란히 있는데 세로를 길의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다른 겁니다.

    ◇ 김현정> 도로 체계를 정할 때 나누는 것을 가로로 하느냐, 세로로 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빌라 세 동도 주소가 다 달라진다?

    ◆ 황평우> 그렇죠. 또 아시다시피 교통표지판은 그대로 다 있죠?

    ◇ 김현정> 아직 교통표지판은 그대로 있던데요?

    ◆ 황평우> 그건 왜 그러냐 하면 당장 만약에 도로명주소를 바꾼다고 하면 아마 교통사고가 엄청나게 야기될 겁니다. 제 생각에는 교통표지판이 도로명주소로 바뀌면 아마 4000억보다 더한 손실이, 교통사고 때문에. 손실이 아마 올 것 같고요. 지금 현재 본다면 지금 상태에서 중단하고 그냥 옛 지명을 그대로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보시면 알겠지만 이미 옛 주소, 번지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자꾸 관공기관들이 새 도로명주소를 쓴다고 하는데 서울시에서는 분명히 안 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우연히 무슨 공문을 받아봤는데 서울시는 그대로 옛 주소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불편할까 봐 일부러 그렇게 한 건가요?

    ◆ 황평우>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서 오히려 전국에 반 정도가 사는 이 수도권, 특히 서울시가 이런 도로명주소를 안 쓴다면 이미 이건 실패했다 라고 보는 게 맞기 때문에 저는 지금 현재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 빨리 반성하고 그 다음에 여기 예산이 4000억 들어갔던 부분에 대해서는 빨리 감사를 해서 어느 부분에 들어갔는지 이런 건..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관에서 하는 말씀 들어보면 표지판, 그러니까 간판 바꾸는 것 때문에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갔다고 해요. 그러면 그건 다시 옛 지번 그 위에다 도색만 하면 되니까 그렇게 큰 낭비 아니라고 우리가 봐줄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8222 외 여러 분이 동 이름 자체가 사라진 이런 주소들도 많다. 아까 제가 목동서로 몇, 이렇게 얘기를 드렸는데 동 이름 자체가 사라진 것도 전국에 많아서 정말 불편하다고 의견 주고 계세요.

    ◆ 황평우> 대부분 다 사라졌죠. 아시다시피 동에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길 중심의 문화가 아니라 정주형, 예를 들어서 한 지역에 모여 살고 있는, 모여 살면서 자연지리나 인문지리나 역사적인 사건 이런 것들이 모여서 동 이름이 결정되거든요. 그런데 이 동 이름이 사라진다는 건 역사, 문화, 환경지리, 인문지리, 이런 것들이 우리 기억 속에서 있었던 것들이 다 사라진다는 거죠. 쉽게 말하면 역사, 문화가 사라졌다라고 보시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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