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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보육대란 코앞인데 '치킨게임' 언제까지?



보건/의료

    9월 보육대란 코앞인데 '치킨게임' 언제까지?

    서울시 정부 입장 평행선, 엄마들 불안감 높아져

    (자료사진)

     

    이번달 무상보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 엄마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9월 보육대란'을 앞두고 촌각을 다투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 서울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중앙 정부와 서울시의 정치적 기싸움으로 비쳐지면서 사태가 복잡하게 꼬였다.

    ◈ "9월 보육비 끊기나" 전전긍긍하는 부모들

    13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이모(36 서울 구로구)씨는 이번 달부터는 보육비를 못 받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며 매일 뉴스를 검색한다. "외벌이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월 20만원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끊기면 타격이 클 것 같다"고 이씨는 말한다. 그는 무상보육비를 받기 시작하면서 복지와 세금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처음으로 이래서 세금 내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걸 다시 뺏어간다고 하면 정말로 까마득해요. 월 20만원 기저귀값, 분유값에 보태면서 애기 내복 한벌이라도 더 사고 이유식에 소고기도 넣고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됐거든요. 직장이 있는 나도 그러는데 형편이 더 어려운 부모들은 오죽할까요"

    역시 10개월 된 딸을 키우고 주부 김모(30 서울 마포구)씨도 보육비 지원이 끊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씨는 "정부나 서울시나 서로 돈이 없다고 하는 것 같던데 그럴 거면 시작도 안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다른 것도 아니고 애들 문제 아니냐. 가뜩이나 아이키우기 어려운 나라인데 힘든 엄마들 두 번 울리는 것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처럼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불안하게 9월을 맞이하고 있다. 무상보육 예산이 바닥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청과 주민센터에는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 1300억 추경해야 준다 vs 조건없이 줘라 팽팽한 기싸움.

    9월 무상보육 신경전은 복지 예산을 두고 벌이는 정부와 지자체간 대표 주자들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선두에 선 것은 서울시이다.

    서울시의 경우 무상보육에 필요한 총 소요예산 1조656억원 중 6948억만 확보된 상태로 대략 3708억원이 부족하다. 이미 예산은 8월말에 바닥났고, 9월분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야 겨우 메꿀 수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무상보육 지원을 위해 1355억원의 예비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추경을 해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추경은 불가하다며 이 돈을 조건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만나 "1300억 예산만이라도 먼저 주면 한 달이라도 더 무상보육을 연장할 수 있다"며 "9월 초순을 지나면 무상보육이 중단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요구한 추경은 세수가 이렇게 줄어든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김상한 서울시 예산과장은 "서울시는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전체의 42%나 되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 비해 규모 자체가 너무 크다. 게다가 국고와 지방세 비중은 8:2로 가장 낮다"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와 복지부의 입장은 아직까지 공고하다. 정부 관계자는 "각 자치구들도 추경을 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시만 추경을 못하겠다가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 정치싸움으로 본질 흐려... 영유아보육법 통과로 명분줘야

    박원순 시장은 이번 무상보육 신경전을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불균형이라는 근본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복지 정책을 늘어나는데 지자체의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를 공론화시키려는 정치적 속내도 깔려있다.

    여기에 새누리당도 서울시의 무상보육 광고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정치적 싸움에 합류하면서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무상보육의 국고의 비중을 높이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8개월째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이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를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했지만 기재부 반대에 부딪혀 법사위에 묶여 있다.

    이는 정부여당이 무상보육을 통 크게 통과시켰지만 재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해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뒤늦게 기재부의 입김 때문에 보류됐다. 결국 복지는 하고 싶은데 재원을 늘리기는 싫은 심리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비난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학부모,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보육 위기에 대한 정부와 새누리당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김은정 간사는 "무작정 정책을 시행하고 책임을 지방정부에 밀어붙이는 것은 정부와 집권여당의 잘못이다"면서 "네탓 공방으로 흐르고 있는데 국가에서 국민과 약속했던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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