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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기관임에도 가족회사처럼 느슨한 선관위 도덕 불감증"



통일/북한

    "헌법기관임에도 가족회사처럼 느슨한 선관위 도덕 불감증"

    선관위 자녀 불법채용 등 27명 수사요청에 22명 자료 통보
    불법 채용 외에 "조직·인사에서도 심각한 복무 기강해이"
    8년간 셀프 결재로 허위병가내고 무단결근 170일 해외여행
    "근무 중 로스쿨 다녀도 선관위 근태 철저하지않다며 당연시"

    연합뉴스연합뉴스
    감사원은 지난 2013년부터 실시된 선관위의 경력경쟁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자녀 불법 채용 등과 관련해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에 수사 요청했다.
     
    여기에다 불법 확인이 명확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어 관련 자료를 통보한 사람이 22명이다. 
     
    모두 49명이 자녀 불법채용 등에 연루된 것이다. 이들 49명 중에는 전직 사무총장 등 장관급 2명, 차관급 1명, 1급 공무원 2명, 4급 이상 22명 등 고위직에서부터 중간간부, 중앙선관위에서부터 지역선관위까지를 망라해 동시 다발적으로 위법행위가 확인됐다.
     
    이처럼 불법으로 채용된 자녀들은 여전히 선관위에 재직 중이다. 채용 비리와 관련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들에 대한 임용취소나 징계는 할 수 없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그런데 선관위의 문제는 불법 채용만이 아니었다. 
     
    감사원은 선관위 감사에서 불법 채용이외에도 "조직 및 인사 분야에서 심각한 복무 기강해이, 고위직을 늘리기 위한 방만한 인사운영 및 편법적 조직운영, 유명무실한 내부통제 운영 등의 실태를 확인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선관위 간부가 장기간 무단결근을 하며 해외여행을 하고, 직원이 근무시간 중 로스쿨을 다녀도 '선관위는 근태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는 분위기'라며 당연시했다"고 지적했다. 
     
    먼저 한 지역 선관위 사무국장은 같은 진단서를 반복하거나 허위 병가를 셀프 결재하는 방식으로 8년 동안 약 100여 일 무단결근을 하고 80여일 허위 병가를 냈다. 해당 사무국장은 이 '180일' 중 170일 이상을 해외여행에 썼다. 해외여행 횟수가 70여 차례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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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은 연수 휴직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해당 선관위 기관장은 이를 용인해 휴직 처리를 해줬고 이 직원은 연수 휴직을 마친 뒤 복귀하고 나서도 계속 로스쿨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인사운영에서도 외부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조직과 정원을 운영하면서 4급과 5급 직위에 3급을 배치하는 등 고위직인 3급 현원의 40% 이상을 과다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재외 선거관의 파견을 명목으로 3급 5명을 증원하고 실제로는 국내 승진자리로 활용해 재외 선거관 파견 전 2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시키며 복무관리도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조직 운영도 문제가 많았다. 감사원은 "현행 선관위법에 따라 시도선관위 상임위원 등 1급 19명을 두고, 법정임기가 6년으로 되어 있는데도, 선관위는 내부직원만 임명하면서 하위규칙으로 임기를 3년 또는 2년 등으로 축소하여 운영하며 고위직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법령에서 하도록 정한 정원감사는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고 인사 감사도 그동안 중앙선관위 인사부서가 실시하면서 사후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아 위법·부당한 인사행태가 장기간 방치되고 관행화됐다"고 설명했다. 
     
    "중앙에서부터 지역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점수 조작 등 위법 채용을 당연시하는 행태, 각종 기강해이 사례는 24년 동안의 감사원 생활 중 선관위 감사에서 처음 봤다"며, "충격적"이라는 게 이번 감사에 참여한 한 감사관의 소회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선관위가 헌법기관이고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은 기관임에도 마치 가족 회사인 것처럼 느슨하게 운영하고, 위법인줄 알면서도 이를 행하는 도덕 불감증 또는 불법 불감증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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