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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막은 외국어 자막"… 수어통역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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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한글 자막은 외국어 자막"… 수어통역이 필요한 이유

    핵심요약

    청각장애인들의 제1언어, '한국 수어'
    수어, 고유한 문법 체계 가진 언어
    수어통역 화면 너무 작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기도
    "타문화권 소수민족으로 바라봐야"
    "성경 수어 통역 등 신앙생활 적극 도와야"



    [앵커]
    CBS뉴스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교회의 장애인 사역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시간으로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살펴볼텐데요,

    흔히 한글자막이 제공되면 청각장애인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것으로 여기지만, 자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교회가 수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사회 장애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글자막 서비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선 한글 자막을 제공하는 '배리어 프리' 상영을 진행하고, OTT플랫폼이나 유튜브 채널에서도 한글 자막이 상용화 됐습니다.

    한국밀알선교단 조정환 간사가 김현숙 수어통역가와 소통하고 있다.한국밀알선교단 조정환 간사가 김현숙 수어통역가와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청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자유자재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제1언어는 한국어가 아니라 '한국 수어'입니다.

    수어는 그 자체로 고유한 문법과 어휘를 가지고 있는 시각중심의 언어입니다.

    즉, 청각장애인들에게 음성언어인 한글은 제2외국어처럼 쉽게 익힐 수 없는 낯선 언어인 셈입니다.

    [조병성 목사 / 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수어라는 것 자체가 한국어 문법하고 완전히 다른 문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비장애인들이 사용하는 한국어의 문법, 문장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요. 아무래도 100%라고 치면 한 60~70%정도, 그 정도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고요. 자막과 함께 수어 통역 서비스가 같이 병행돼야 (합니다.)"

    한국밀알선교단은 성경의 인명과 지명, 고유명사 등 별도의 수어 표현법이 없는 기독교 관련 용어들을 수어로 만들어 보급하며 청각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한국밀알선교단은 성경의 인명과 지명, 고유명사 등 별도의 수어 표현법이 없는 기독교 관련 용어들을 수어로 만들어 보급하며 청각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수어 통역이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청각장애인들은 또 다른 벽을 마주합니다.

    통역 화면의 크기가 너무 작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어는 손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과 몸짓 등을 통해 전해지는 부가적인 정보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작은 화면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겁니다.

    [조정환 간사 / 한국밀알선교단]
    "제게도 알 권리가 있어요. TV에서 수어 통역이 나오지만 굉장히 작습니다. 안보여요. (청인을 예로 들면) 가까이서 대화할 때는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죠. 만약에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일반적인 속도와 크기로 이야기해도 과연 들을 수 있을까요? 너무 답답하겠죠? 이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수어 통역화면이 너무 작은 것은 청인들이 목소리가 작아서 듣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CBS의 '새롭게하소서' 수어통역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2분할 화면으로 수어통역을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은 TV 화면 하단에 나오는 작은 수어 통역이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CBS의 '새롭게하소서' 수어통역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2분할 화면으로 수어통역을 보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은 TV 화면 하단에 나오는 작은 수어 통역이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런 어려움은 청각장애인들의 신앙생활과도 직결됩니다.

    한글 성경을 읽더라도 그 표현과 내용, 이미지들을 온전히 수용하기 힘들고, 전체적인 흐름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조정환 간사 / 한국밀알선교단]
    "성경을 읽다보면 이 사람이 누구인지, 지명이 어디인지, 무슨 말인지, 헷갈릴 때도 많아요. 한글을 100%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복음을 접하는데 제약도 있습니다. 결국 그 믿음이 흔들릴 때도 많아요. 방황할 때도 많고요.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참 많이 있습니다. (수어 성경이 보급돼) 농인들이 성경 안에 생명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믿음이 회복되길 바랍니다."

    밀알선교단은 "언어에 따라 다른 문화권이 형성 되듯, 교회가 청각장애인들을 타문화권 소수 민족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교회가 수어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조병성 목사 / 한국밀알선교단 단장]
    "농아인분들을 위한 언어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런 문화적인, 여러 부분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그런 이해 속에서 청각장애인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오해도 많이 생길 수 있고, 어려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분들을 소수 민족,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민족으로 생각을 한다면, 그분들과 우리가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지 생각이나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편, 밀알선교단은 성서유니온선교회와 협력해 매일성경을 수어로 통역해 청각장애인들의 말씀 묵상을 돕고 있습니다.

    또, "성경 속 인명과 지명 등을 수어로 통역해 캄보디아 선교지에 보급하기 위한 번역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며 청각장애인들의 영적 권리 증진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요청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한국밀알선교단은 기독교 관련 용어들을 수어로 번역해 보급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엔 캄보디아 선교지의 요청에 따라 캄보디아 수어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한국밀알선교단은 기독교 관련 용어들을 수어로 번역해 보급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엔 캄보디아 선교지의 요청에 따라 캄보디아 수어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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