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호 기자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최근 충북 보은 영아 익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충북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 지사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상급 병원에 갔더라도 목숨 구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어린 생명이 쓰러져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쯤 충북 보은군 보은읍 한 주택 인근 1m 깊이 도랑에서 A(33개월.여)양이 빠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A양은 30여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고 오후 6시 7분 가까스로 맥박이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충청권을 비롯해 경기권 등 상급병원 9곳에 전원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고 결국 A양도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소아 외과 전문의조차 없는 필수의료 취약지이며 도내에는 아직까지 소아 응급의료 센터가 단 한 곳도 없다.
김 지사는 "충북은 치료 가능 사망자률 전국 1위 등 필수 응급 사각지대가 초래된 게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충북의 의료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개혁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의료계 합의를 조건부로 한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충북에 배정된 의대 정원 300명은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꿈으로, 기필코 실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대 정원 문제는 정치적 협상의 주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임을 자각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제"라며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은 모든 이해 관계를 넘어 한 발만 물러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의대 정원 증원 배정을 발표했고 충북(충북대 49명→200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40→100명)은 전국 최대 규모의 증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