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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선택권↑ vs 역 멀어" 동탄 GTX 첫 출근길…'기쁨'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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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선택권↑ vs 역 멀어" 동탄 GTX 첫 출근길…'기쁨'과 '한숨'

    1일 대심도 고속철도 'GTX' 첫 출근일
    큰 혼잡 없이 직장인 중심 발길 이어져
    비용 절약, 편의성 등 또 하나의 선택권
    "만원 버스 대체 수단…앉아서 갈 수도"
    5월 경기패스 등 출시되면 할인 기대
    역사까지 이동 거리, 수단 등 불만도
    "동탄역 가려면 30분, 버스도 부족해"

    1일 경기 화성 동탄역에서 GTX-A 열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 모습이다. 박창주 기자1일 경기 화성 동탄역에서 GTX-A 열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 모습이다. 박창주 기자
    "고속철도가 또 하나 생기니 당연히 주민들은 좋을 수밖에요. 다만 역까지 갈 생각하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후 첫 출근일인 1일 새벽 5시 50분쯤, 남부 종착지인 경기 화성시 동탄역 1번 출구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섰다. 서울 선릉역으로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 김수연(30대·여)씨다. 그는 두툼한 백팩을 메고 허겁지겁 에스컬레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씨는 "버스가 많지 않아 오늘 같이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날은 역까지 오는 게 쉽진 않지만, 새로운 철도가 생겨서 좋은 건 맞다"며 급히 말을 끊고 GTX와 기존 SRT 열차 탑승 위치 안내표를 따라 뛰어갔다.

    '대심도' 고속전철인 GTX 승강장은 에스컬레이터를 다섯 차례나 갈아타며 한참을 걸어 도착한 지하 6층에 위치해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각인 만큼 승차 칸별 대기줄에는 한두 명 정도의 승객들이 서 있을 뿐, 대체로 한산했다.

    6시 20분쯤이 되자 역사내 안내방송과 함께 선로를 따라 열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면에는 열차번호와 목적지인 '수서'가 적혀 있었다.

    자차 대비 비용 3분의 1, 광역버스 고통 극복

    GTX 열차 안에 승객들이 앉아 있다. 박창주 기자GTX 열차 안에 승객들이 앉아 있다. 박창주 기자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인근으로 평소 자차로 출퇴근을 해온 이성재(40대)씨는 전체 소요시간은 비슷하지만, 오는 5월 K-패스(국토교통부)와 The 경기패스(경기도) 도입으로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GTX를 반겼다.

    이씨는 "차로 일찍 나오면 50분가량 걸리는데 GTX로 환승해서 이동하면 총 시간은 비슷하다"며 "무엇보다 쓴 만큼 환급해주는 패스카드가 도입된다고 해서, 한 달 30만 원씩 들던 주유비, 통행료 등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돼 GTX가 훨씬 이득이다"라고 기대했다.

    동탄역 1번 출구 모습. 박창주 기자동탄역 1번 출구 모습. 박창주 기자
    평소 동탄에서 수서행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매일 아침 '전쟁'을 치러왔다는 김현철(40대)씨도 새로운 고속열차 개통에 환한 미소를 보였다.

    김씨는 "회사 바로 앞으로 가는 광역버스는 만차여서 집 앞 정류장을 서너 대가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며 "집 근처에 광역철도가 생긴다고 해 이날만 기다렸다. 왕복 요금이 9천 원 정도로 좀 비싸지만 할인카드도 나오고 하니까 더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기뻐했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선택권이 늘어나면서 서울을 오가는 시민들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수서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장연지(20대·여)씨는 "SRT 정기권으로 이용해왔는데 자리가 없어 늘 서서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GTX는 앉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광역버스는 차량정체가 큰 변수여서 이젠 거의 이용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고 비교했다.

    집-역사 간 거리 멀어…"연계 버스 턱없이 부족"

    동탄역 지하 6층에 위치한 GTX-A 승강장 위치표. 박창주 기자동탄역 지하 6층에 위치한 GTX-A 승강장 위치표. 박창주 기자
    한 시간쯤 지나면서 열차를 타기 위해 몰려드는 직장인들도 점차 늘어났다.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칸마다 10명 안팎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고, 국토부 등 관할 기관 관계자들이 첫 평일 운행 현장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비교적 뒤늦게 도착한 승객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집으로부터 역사까지의 대중교통 연계성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김새봄(30대·여)씨는 "GTX가 생겨 선택권이 많아진 건 분명 장점이긴 하지만, 집에서 역으로 오려면 걸어서 3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인데 딱히 버스도 몇 대 없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전체 이동시간 단축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게 김씨와 의견을 같이하는 승객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한 월요일에만 선택적으로 GTX를 이용하겠다는 승객도 있었다. 한 30대 여성 직장인은 "평일엔 전용 도로로 달리는 광역버스를 타는 게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GTX는 월요일에만 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GTX-A 노선도(개통 예정 구간 포함). 박창주 기자GTX-A 노선도(개통 예정 구간 포함). 박창주 기자
    앞서 GTX-A는 지난달 30일 개통 당일 총 승객 수 1만 8949명을 기록해 주말 하루 예상 이용객 수(1만 6788명)를 넘어섰다. 평일 일평균 예상 수요는 2만 1523명이다. 서울 인접지역 직장인들의 출퇴근 수요가 핵심인 만큼, 노선의 흥행 여부는 평일 얼마나 많은 승객이 이용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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