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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논평]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을 소망하며 지금 여기에서 십자가를 져야 한다 - 정종훈 교수



종교

    [CBS논평]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을 소망하며 지금 여기에서 십자가를 져야 한다 - 정종훈 교수



    사순절의 절정은 성금요일과 부활절 아침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고난의 성금요일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도전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절 아침은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소망해야 할지를 제시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은 손바닥의 양면처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이 없었다면 하나님에 의한 부활도 없었을 것이고,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의 길로 나아가는 것 역시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십자가에서 죽인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살리셔서 임금과 구주로 삼으셨음을 초대교회 사도들은 증언했습니다(행 5:30-32).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며 진리의 삶을 살고자 하셨기에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고, 결국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십자가와 그 길을 거부하셨다면,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부활시키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로 가는 길을 베드로가 막으려 했을 때, 그를 사탄이라 부르며 그 선의(善意)를 거절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삶의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주여, 주여' 예수님을 부르기만 하는 것을 넘어서, 각자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마16:24-26). 부활의 영광을 소망하는 가운데 십자가의 고난에 기꺼이 동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십자가의 고난이 그리스도인 개인의 몫이라면, 부활의 영광은 선물로 주시는 하나님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의 고난을 외면하고, 부활의 영광만을 일방적으로 기대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님께서 걸으신 길을 따라가는 존재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도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인류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감수하셨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도 타인을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때 십자가의 고난은 자신 때문에 초래된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의지적으로 감당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신의 실수나 죄로 인한 고난, 살면서 직면하는 인생의 어려움과 병고를 자기 십자가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부활을 소망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 당당하게 서기 위해 지금 여기 우리 삶의 자리에서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힘겹게 사는 자들과 차별당하는 소수자들의 고난을 자기 십자가로 여기고 짊어져야 합니다.

    부정부패 불의로 가득한 정치 모리배들과 인면수심의 권력자들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고난을 당하는 자들 앞으로 용감하게 나아가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우리가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들의 고난을 기꺼이 감당하고자 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부활의 영광에 이르게 하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한국교회의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십자가를 지기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유가족들의 울부짖음을 듣고 함께 울어야 할 것입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과 수사외압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소리쳐야 할 것입니다.

    또한 4월 10일 총선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약자들을 우선적으로 섬기며, 인권과 민주와 평화를 우뚝 세울 능력 갖춘 제대로 된 정치인을 뽑는 일에도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할 때 하나님께서는 진리와 정의, 공동 선과 평화가 싹터오르는 부활의 아침을 이 땅에 선물하실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정종훈 교수 /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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