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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은 '멸종 위기종'?…超저출산 해결책 "다 알지만…"



산업일반

    한·일은 '멸종 위기종'?…超저출산 해결책 "다 알지만…"

    女 경제 활동 참여욕구 강한데…'아이 낳으면 곧 퇴직' 인식
    일과 가정 양립 문화 필수…韓 육아휴직 제도 선진적, 문제는 실제 사용률

    연합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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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수치는 한국과 일본이 받아들인 2023년 합계출산율 성적표다. OECD평균이 1.58명인걸 고려하면 한국과 일본 어느 쪽이 낫다고 견줄 수 없지만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요시노 마사노리 히타치제작소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일 양국의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한국 일본은 '멸종위기종'"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에 공감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단체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산하 21세기정책연구소와 함께 '저출산과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경협 정철 한국경제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은 노동력과 구매력 감소,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져 결국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女,경제 활동 참여 욕구 커졌지만…'출산=경력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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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으로 성 격차 지수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젠더 갭 지수)'에서 일본은 조사 대상인 146개국 중 125위, 한국 105위로 양국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역할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고마자와대학 마스다 미키토 교수는 "젠더 평등의 추진이라고 하는 것이 일본에서 지금까지 충분히 행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와 일본 양국 모두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레 출산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출산연령은 33.4세로 OECD(평균30.9)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일본은 32.2세로 우리보다는 낮지만 OECD 평균보다는 역시 높다.
     
    결혼이 늦어지는 건 세계적인 추세지만, 문제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30세 미만 여성 출산이 줄어 든만큼 30세 이상 여성의 출산 증가가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30세 미만 여성 출산이 줄어든 만큼, 30세 이상 여성의 출산이 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원인으로는 늘어난 여성의 경제활동 욕구를 떠받쳐주지 못하는 사회·직장 문화가 가장 주요하게 꼽힌다. 한국경제연구원 유진성 수석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체활동참여, 사회적 활동 욕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출산이 (이런 활동에)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서 출산을 기피하고 출산율 저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는 OECD 평균 수준보다 높아…문제는 '사용률'

    흔히 출산율 제고 정책으로 육아휴직 제도 강화· 출산 보조금 증가 등을 떠올리지만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육아휴직 기간만 볼 것 같으면 2022년 기준 한국 52주, 일본 44주로 OECD 평균 32.3주보다 높다.

    문제는 OECD평균을 웃도는 제도는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있다.

    출산자 100명 당 육아휴직 사용 건수를 보면 한국 48건, 일본 46.4건으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출산휴가 기간이나 육아휴직 기간을 따졌을때는 높지만, 실제 사용률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위), 100명당 사용건수(아래)/한국경제연구원 제공 (OECD자료 분석)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위), 100명당 사용건수(아래)/한국경제연구원 제공 (OECD자료 분석)
    이날 발표와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과 가정 양립'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두 입을 모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원격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 등의 도입과 확산을 강조했다.
     

    육아휴직 의무화·재택근무 확대 그 결과는?…출산율 증가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롯데그룹과 포스코, 일본의 ANA항공사 관계자가 참석해 현재 적용하고 있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사내제도'와 성과를 소개했다.
     
    롯데그룹은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해 실제 출산율이 증가한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가족친화경영 기조를 바탕으로 육아휴직 2년으로 확대, 초1 자녀 돌봄 휴직, 남성 육아 휴직 1개월 의무화 등을 바탕으로 부모 맞돌봄 문화를 정착시켜왔다.

    최근 롯데그룹 26개사를 대상으로 17년 대비 22년에 출생율이 어떻게 증가했는지 분석한 결과, 가족 친화 정책을 잘 운영하고 꾸준하게 진행을 하고 있었던 제도 상위 30% 그룹사의 경우 출산율이 0.07명 늘어났다.

    롯데그룹 26개계열사 가운데 상위 30% 출산율(파란색)은 0.07% 늘었다 (롯데그룹 제공)롯데그룹 26개계열사 가운데 상위 30% 출산율(파란색)은 0.07% 늘었다 (롯데그룹 제공)
    포스코도 경력을 유지하면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한 자녀당 4년까지 재택근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급여는 달라지지만 근무 시간도 8시간, 4시간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도 적극 사용하도록 했는데, 김용근 포스코 그룹장은 "2021년을 기점으로 남성과 여성의 육아휴직자 수가 역전됐다"며 " '육아에는 남녀가 따로 없고, 남자직원들이 육아의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선 사례들을 바탕으로 결국 제도 마련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활용하는 문화를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일과 가정 양립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유연 근무제라든지 근무 형태의 다양화등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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