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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vs 한동훈 '파워게임' 확전 자제로 선회, 미묘한 봉합



국회/정당

    尹 vs 한동훈 '파워게임' 확전 자제로 선회, 미묘한 봉합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원인 돼 한 차례 충돌
    확전 자제 분위기…"싸워봐야 공멸" 인식 공유된 듯
    尹 심기 여전히 불편…조만간 한동훈과 회동 추진
    당 반응 엇갈려…"대통령과 맞서면 안돼" vs "韓, 尹과 차별화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논란으로 충돌을 겪었던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 서로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총선이 79일 남은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물러나면 대안이 딱히 없는 데다가, 이대로 사퇴로 귀결되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라는 야당의 공세에 힘만 실어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싸워봐야 공멸한다"는 인식도 공유됐다.

    한 위원장은 22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며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다. 선민후사(先民後私)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 등이 한 위원장과 만나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후 한 위원장은 오전 비대위 회의를 시작으로 인재영입식, 당 법률자문 위원들과의 간담회 등 예정됐던 당무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또 23일엔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중앙당사 등을 돌며 곳곳에 포진해 있는 당 사무처를 순방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할 일을 다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다섯번째 민생토론회 일정에 돌연 불참했다. 표면상으로는 감기를 이유로 들었지만, 한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한 위원장과 같이 갈 수 없다"며 "이미 (선을) 넘어갔는데 다시 봉합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 위원장이 최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고, 김경율 비대위원은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에 비유하는 등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일단 오후 들어선 확전을 자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것이 감지됐다.

    이 같은 미묘한 기류 변화는 양측이 "더 싸워봐야 공멸한다"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제는 좀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말을 많이 해서 서로 자극되고 이럴 수도 있지 않나.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공세도 확전 일변도로 뜨거워지는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당정 갈등을 두고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 총선과 관련해서 이렇게 노골적이고 깊숙이 개입한 사례가 있었나"라며 "정당 활동, 당무, 선거와 공직자들의 공무는 구분돼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지금 공직자들의 선거 관여, 또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빠른 시일 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 강경파(확전)와 온건파(봉합)가 나뉘어 서로 대립했으나 일단 봉합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감정이 이미 많이 상해 있기 때문에 확전을 멈췄을지언정 일시적인 봉합 혹은 휴전 상태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주변에 최근 자신의 심경을 밝히면서 "가장 아끼던 사람에게 바보같이 뒤통수를 맞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사람을 너무 의심하지 않고 썼던 나의 잘못인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고 후회를 드러냈다는 말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조만간 오해를 풀기 위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면담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양측이 격하게 대립하게 된 책임을 놓고 당 안팎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위원장이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건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현실적으로 맞서서 이길 수 있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이 양보할 수 있겠나. 여당은 '대통령 당'이기 때문에 여당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수도권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한 여당 의원은 "한 위원장이 버티면 윤 대통령이 진다. 무슨 명분으로 끌어낼 수 있겠나"라며 "지금 이렇게 의원들이 잠잠한 것 자체가 마음속으로는 다들 한 위원장이 이기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때 같으면 대통령 편을 드는 게 통상적인데, 인기가 없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 또한 "이번 사태가 잘 풀리면 한 위원장이 지지율 낮은 윤 대통령과 차별화해서 수직적인 당정 이미지도 탈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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