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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외계+인' 김성민 PD "영화계 호날두·메시 모았다"



영화

    [EN:터뷰]'외계+인' 김성민 PD "영화계 호날두·메시 모았다"

    핵심요약

    6년 대장정 '외계+인' 프로젝트에 도전한 사람들 <하> 프로듀서 편 ①
    '외계+인'과 최동훈 감독의 든든한 동지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제작기

    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 스포일러 주의
     
    한국영화 최장 387일의 프로덕션. '외계+인' 프로젝트에 붙는 수식어다. 최동훈 감독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기획·개발에 들어가 마무리한 시간까지 모두 합치면 7년이다. 최 감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길고 긴 대장정의 마침표는 1년 6개월 만에 '외계+인' 2부로 완성됐다.

    '도둑들' '암살' 등에서 최 감독과 함께한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PD)는 '외계+인' 프로젝트에서도 최 감독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김 PD는 2017년 가을 감독과 간 경주 여행에서 "도시에서 외계인이 출현하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게 바로 '외계+인'의 시작이었다. 이후 프로젝트를 구체화해 개봉하기까지 김 PD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387일의 프로덕션은 한국영화 사상 최장기간이라는 것 외에도 스태프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영화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수많은 사람과 함께 완성한 '외계+인' 2부 개봉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케이퍼필름 사옥에서 김 PD를 만나 후회 없이 매진한 지난 시간을 하나하나 되짚어 봤다. 이제 제작진의 손을 떠나 관객에게로 간 '외계+인' 2부를 보며 김 PD는 그가 좋아하는 음료인 '갈아 만든 배'처럼 시원하고 달달한 재미를 안겼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영화 '외계+인' 프로덕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프로덕션 스틸컷. CJ ENM 제공 

    호날두에 메시까지…최강 스태프를 모아라

     
    '외계+인' 1부 개봉 후 2부가 나오기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52개의 편집본을 만들었고, 이 마지막 편집본이 스크린에 상영되고 있다. 조금 더 친절하고 재밌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으로 387일의 프로덕션을 거쳐야 했다. 보통 큰 규모의 영화가 5~6개월의 프로덕션 과정을 거친다. '암살'과 '도둑들'은 5개월 1~2주, 새로운 도전이었던 '전우치'도 8개월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외계+인'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는 "'외계+인' 역시 전에 없던 작업이라 감독님이 원하는 룩(look)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솔루션을 새롭게 찾아가며 작업해야 했다"며 "그렇기에 프리 프로덕션만 1년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PD는 영화의 살림꾼으로서 감독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잘 구현할 수 있도록 387일을 함께할 스태프를 모으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그는 "축구로 따지면 호날두와 메시라 할 수 있는 이하준('도둑들' '올빼미' '기생충' 등), 류성희('암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미술 감독님 두 분을 모셨다"고 했다. 여러 장르가 혼합되고 방대한 세계관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한 사람이 소화하기엔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는 "사실상 영화는 2부까지 두 편이다. 아마 그 어떤 팀도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두 분 다 워낙 잘 나가시는 분이라 같이 모시기엔 우리도 여러모로 부담이었는데, 다행히 두 분이 함께한다면 시너지가 나서 좋겠다며 흔쾌히 동의하셨다. 우리 입장에서는 호강한 것"이라고 웃었다.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 

    영화계 어벤져스가 만든 원 신 원 컷의 쾌감

     
    미술뿐 아니라 SF, 무협, 현대식 액션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만큼 각 액션 콘셉트에 맞는 액션 신을 구축할 무술팀 역시 중요했다. 이에 '도둑들' '암살' '밀수' 등에 참여한 유상섭 무술 감독을 중심으로 '악녀' '봉오동 전투' '헌트' '무빙' 등에서 활약하며 액션 스쿨의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류성철 무술 감독이 합류했다.
     
    김 PD는 "'외계+인'의 경우 외계인 액션, 로봇 액션 등이 있다 보니 액션 팀의 구현으로만 소화할 수 있는 것보다 CG 팀과 협업해야 할 작업이 많았다"며 "그래서 끊임없이 소통을 많이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 감독이 액션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혼자만 돋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드라마 상황에 맞는 액션이었다. 그렇기에 무술팀 역시 캐릭터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캐릭터에 맞춰 액션 콘셉트를 짜고, 시대별 무술에 현대 무용과 비보잉 동작까지 더했다. 여기에 감독이 추구하는 리드미컬한 액션을 위해 캐릭터마다 다른 동작도 많이 생겨났다.
     
    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이러한 액션이 가장 돋보이는 게 2부 후반, 소위 '외벤져스'라 불리는 가드(김우빈)의 집 앞에서 벌어지는 원 신 원 컷(one scene-one cut·하나의 커트가 완벽한 신을 이루는 것)의 대규모 액션 신이다.
     
    김 PD는 "그걸 찍으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그것만 일주일 찍은 거 같다"며 "관객에게 보일 때는 한 샷으로 보이는 쾌감을 주기 위해 정말 정교하게 세팅해야 했다. 정말 우리의 '미션' 같은 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무술 감독님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스태프 구성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소통하고 합을 맞춰 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혼자 움직였다면 못 만들었을 텐데, 모두가 합심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

    '진짜' 같은 영화를 향한 VFX의 노력

     
    '외계+인'의 외피를 둘러싼 건 SF였기에 VFX 작업은 영화를 완성할 핵심이었다. 최 감독은 1부는 물론 2부가 조금 더 '진짜'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이에 VFX가 구현할 수 있는 '영화적인 리얼리티'를 위해 국내 최고 VFX 회사인 덱스터 스튜디오가 뛰어들었다.
     
    김 PD는 "CG 팀의 기조는 '리얼'보다 더 훌륭한 CG는 없다. 즉, 실제로 구현한 것보다 더 뛰어난 건 없다는 마인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구현할 것들은 최대한 구현하려 했고, 그렇기에 VFX 팀과의 협업이 중요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 CG로 구현할지 장면마다 회의를 진행했다. '외계+인' 2부 CG 작업에만 무려 600명이 투입됐다.
     
    김 PD는 "프리 비주얼 단계에서 컴퓨터 캐릭터를 사전에 구현해 그걸 토대로 준비하고 솔루션을 찾고 실제 작업하는 것까지 꼼꼼히 했다. 많은 솔루션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CG 작업을 할 때도 정말 여러 버전 작업 중 가장 적합한 걸 골라 나갔다"고 설명했다.
     
    VFX 관련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기차에서 펼쳐지는 액션 신이었다. 당초 기차 신은 주광(key light), 햇빛의 라이팅(조명)이 다르기에 야외에서 촬영하려 했다. 이를 위해 열차 세트도 2량을 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프로덕션이 지연되며 기차 신 촬영을 1월에 하게 되는 바람에 추위 등을 고려해 대전 세트장으로 옮겼다.
     
    김 PD는 "최종 결과물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 CG 팀에 정말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 밖에도 "가드 집 앞 장면 역시 CG 팀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고생이 많았다"며 "이야깃거리 많은 촬영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

    시원하고 달달한 영화로 가닿길

     
    최 감독의 아이디어부터 시작하면 무려 7년이다. 김 PD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웃었다. 제작기간 중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열심히 작업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는 "이제까지 많진 않아도 십여 편의 작품을 했는데, 그 어떤 작품보다 최선을 다했던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시원하기도 하다"며 "최동훈 감독님이 '외계+인'을 사랑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나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다.
     
    "원래 전 쌍 T인데, 요즘 자꾸만 감정적으로 되더라고요. 감독님 모습을 보면서 짠하기도 하고, 저도 여러 감정이 몰려오기도 하고요. 웬만한 영화를 봐도 감정이 동요는 캐릭터가 아닌데, 마지막 엔딩 장면을 보고 저도 글썽글썽했어요."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
    그의 바람은 '외계+인' 2부를 보는 관객들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하는 거다. 김 PD는 "영화는 만든 사람의 것은 아닌 듯하다. 관객의 영화인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계+인' 프로젝트 7년을 어떻게 압축할 수 있겠냐고 묻자 "갈아 넣은 영화"라고 답했다.
     
    "제가 갈아 만든 배를 좋아하거든요. 시원하고 알갱이도 있고 많은 걸 채워줄 수 있는 느낌이라 선호하는 음료예요. '외계+인'도 정교한 한 척의 큰 모선을 만드는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외계+인' 2부도 관객들에게 달달하고 시원한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6년 대장정 '외계+인' 프로젝트에 도전한 사람들 <하> 프로듀서 편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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