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수능 영어 '판박이' 지문…처음엔 괜찮았는데 지금은 왜 문제?

  • 0
  • 폰트사이즈
    - +
    인쇄
  • 요약


교육

    수능 영어 '판박이' 지문…처음엔 괜찮았는데 지금은 왜 문제?

    핵심요약

    수능 8개월 뒤에서야 경찰에 수사의뢰…수능 신뢰도 스스로 떨어뜨려
    "2022학년도 첫 문·이과 통합수능 수능…출제 오류로 평가원장 사임하기도"
    "지난해 7월 수사의뢰, 최근에야 알려진 배경…사교육업체에 보내는 시그널?"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연합뉴스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연합뉴스
    대형 입시업체의 모의고사 문제와 '판박이 논란'을 빚었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23번 문항에 대해 교육부가 지난해 7월에서야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최근에야 이런 사실이 드러나게 된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22년 11월 수능 문제 출제 직후 입시 커뮤니티 등에서 영어 23번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두 달 전에 출간한 영어 모의고사 문제집의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지문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2020년 출간한 저서에서 발췌했는데, 이 책은 당시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았다.
     
    수능 직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접수된 영어 23번 문항과 관련된 이의 신청이 100여건에 달했지만 평가원은 지문의 출처만 동일할 뿐,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이 다르다며 이의 신청 심사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수능 8개월 뒤에서야 경찰에 수사의뢰…수능 신뢰도 스스로 떨어뜨려

     하지만 교육부는 무려 8개월 뒤인 지난해 7월에서야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수능에 대한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8일 한 언론 보도에 대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대형 입시학원 강사 A씨의 모의고사 교재 지문과 유사하게 출제된 데 대해 지난해 7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확인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여름에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현직 교사들이 일타 강사 A씨에게 문항을 제공하고 금품을 받았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이에 따라 현직 교사 4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하면서, 영어 문항 역시 A씨가 만든 교재 내용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함께 수사 의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사교육 이권 카르텔' 척결 발언 이후 설치된 '사교육·카르텔 부조리 신고센터'에 제보가 들어와,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 의뢰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2년 11월 수능 직후 적지 않은 논란에도, 그냥 넘어간 부분은 여전히 석연치 않다.
     

    "2022학년도 첫 문·이과 통합수능…출제 오류로 평가원장 사임하기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한 교육계 인사는 "문·이과 통합수능 첫해인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가 법정에서 인정되면서, 2021년 12월 말에 강태중 평가원장이 사임까지 하게 됐다"며 "현 정부가 들어선 지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영어 23번 문항을 문제 삼았을 경우 출제 오류보다 더한 상황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정부는 2022년 5월에 들어섰고, 2023학년도 수능은 2022년 11월에 치러졌다.
     
    지난해 7월 수사 의뢰한 내용이 최근에서야 일부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진 배경과 관련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는 총선 한 달 전인 3월에 예정돼 있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26조 원으로 2021년에 비해 10.8% 증가하며, 2연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수사의뢰, 최근에 알려진 배경…사교육업체에 보내는 시그널?"

    송경원 정의당 교육분야 정책위원은 "사교육비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환심을 사려면 당국이 통계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며 "사교육업체들에 대해 물가관리 차원에서 수강료를 낮추도록 하거나 올리지 않도록 언론을 통해서 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감사원은 2022년 9월 출간된 강사 A씨의 모의고사 교재 지문이 수능은 물론 지난해 1월 출간 예정이었던 'EBS 수능 특강 교재' 초안에도 포함된 경위를 감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뢰된 이들 교사 4명은 2023학년도 수능이나 수능 모의평가 출제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시도교육청 주관 연합학력평가 출제나 EBS 교재 집필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BS 수능 교재'의 감수는 수능 출제를 주관하는 평가원이 담당하는데, 평가원이 수능에 나왔던 지문임을 확인하고 2023년 1월 발간한 최종본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육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짚어볼 대목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