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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① 협동조합 기본법 11년, 현실과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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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집중취재] ① 협동조합 기본법 11년, 현실과 과제는?

    핵심요약

    협동조합 기본법, 설립 조건 대폭 완화
    2만 5천여 개 협동조합 설립
    상호협동 통한 경제적 약자 권익 보호 목적
    저조한 운영률· 규모적 한계 보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 품는 대안 공동체"
    "교회가 협동조합 활성화 위해 적극 나서야"
    선교적 교회 실현 모델로서도 주목


    [앵커]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지 11년이 지났습니다.

    법이 만들어진 이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모아져 지금까지 2만 5천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는데요,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내년 정부예산에서 사회적 경제 예산이 크게 삭감돼 협동조합 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요.

    CBS는 많은 교회들이 관심을 보였던 협동조합의 현실을 진단해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협동조합의 의미와 과제를 돌아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기존 3억 원 이상이었던 출자금 제한을 없애고, 필요 발기인 수를 5명으로 줄이는 등 협동조합 설립 조건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당시 경제 침체기 속에서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볼로냐 등의 협동조합이 경제 위기 극복의 모델로 주목 받았고, 우리 정부도 협동조합 활동을 적극 장려한 겁니다.

    협동조합은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을 특징으로 하는 낮은 단위의 자발적 경제 조직입니다.

    이윤의 극대화가 아닌 조합원의 권익 보호와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 등 공익적인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협동조합의 장점을 주목했습니다.

    특히 협동조합을 활용해 성경적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준모 총괄본부장 /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희년 정신' 역시 재산에 대한 공유라든지,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준다든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같이 살아야 한다든지 이런 가치가 있는 건데 바로 그런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발전된 것이 협동조합이고…"


    실제로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2만 5천 6백 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조합은 많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운영률이 저조하고 규모도 대부분 영세한 실정입니다.

    지난 2022년에 발표된 제5차 협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협동조합 운영률은 49.5%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경제 활동가들은 "설립조건이 완화되며 우후죽순 협동조합이 설립됐지만, 대다수 협동조합이 비즈니스 모델과 판로 확보 등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동시에 경제적 이익에만 집중하다 보니 협동조합이 지닌 본래의 가치에 소홀해져 지속가능성을 잃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기윤실 공동대표]
    "공동체가 우선이거든요. 공동체를 유지하고 만들어가기 위해서 경제적인 부분이 들어와야 되는데, 갑자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요술 방망이처럼, 마치 일자리 창출의 어떤 방법처럼 보인 것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했던 것 같아요. 결국 이 균형에 있어서 어려움을 맞은 것 같아요."

    인천 계양구재활용센터에서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인천 계양구재활용센터에서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
    사회적 경제 활동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은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품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교회가 협동조합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네트워크를 활용한 판로 개척 등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최근 선교적 교회, 이중직 목회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협동조합은 목회적 고민을 해결하고, 교회가 사회와 만나는 중요한 접촉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준모 총괄본부장 /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이것이 성경적으로 굉장히 옳다는 거죠. 이것이 신학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앞으로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에, 세상을 이겨내는 데 굉장히 좋은 수단으로 확실하다고 하는 것들을 좀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에서 '협동조합 활성화사업' 예산이 전년 대비 90% 삭감되는 등 향후 협동조합 활동에 큰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전남 함평전원교회는 친환경 농법 전수와 농산물 도농 직거래 등 다양한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교회는 물론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남 함평전원교회는 친환경 농법 전수와 농산물 도농 직거래 등 다양한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교회는 물론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영상기자 정용현 이정우]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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