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뒤 대외적으로도 성공을 과시하며 인정을 요구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만리경1호 발사 후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만이 아니라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성공적으로 정찰위성을 발사했음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오전 10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여기서 궤도에 진입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작동상태, 세밀 조종진행 정형, 특정 지역에 대한 항공우주촬영 정형 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 위원장이 "22일 오전 9시 21분에 수신한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의 주요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사진들"을 봤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지 10시간 정도 지나 괌 상공에서 엔더슨 미 공군기지 등 주요 군사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수신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방문한 평양 관제소 내 현황 스크린에 괌을 지나는 위성 궤도를 표시한 지도 이미지를 띄우며 현실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합참은 일단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작동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연합뉴스만리경 1호가 태평양 괌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원식 국방장관은 "첫 날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김정은이 기쁜 나머지 '오버'한 것 같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정찰위성은 궤도진입 후 관제소와의 교신, 시험촬영, 화질을 향상시키는 작업 등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는 1,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전문가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북한도 군사정찰위성이 앞으로 7-10일간의 세밀 조종공정을 마친 후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정찰위성발사 첫날부터 '성공'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것은 "정찰위성을 통한 대미 억제력의 실제성"을 국제사회에 강하게 전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위성사진의 해상도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자 발끈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누가 830초에 지나지 않는 일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라는 것이 김여정 부부장의 당시 발언이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성체가 궤도 진입 이후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지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2~3일 내에 위성체 정상 작동 여부를 보여주는 광학적 송수신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찰위성은 여전히 미완의 저평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위성 발사 뒤에 "공화국무력이 이제는 만 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 쥐였다"면서, "더 많은 정찰위성들을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고 말했다.
만 리를 굽어보는 '눈'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만 리를 때리는 '주먹'은 ICBM을 의미한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앞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인되고 추가 위성 발사에도 성공한다면, 주요 지역의 정찰만이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의 궤도를 추적하는 '눈'을 갖춘 것이기 때문에, 향후 ICBM의 고각 발사만이 아니라 정각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