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공사판도 아니고"…과천 서울랜드 '주차장 안전 구멍' 논란



경인

    "공사판도 아니고"…과천 서울랜드 '주차장 안전 구멍' 논란

    주차장 내 녹슨 철근, 유리 등 널브러져
    시설물 노후화, 오물에 가려진 균열들
    가족 단위 관람객 다수…7월 낙상 사고도
    사고 후 일부만 개선, 위험물 적재 여전
    과천시, 현장 실태 인지 후 '계도' 조치
    서울랜드 "안전 강화…사고책임은 주최사"

    A씨가 서울랜드의 한 주차장에서 낙상사고를 당한 지점과 상처 부위 모습. A씨 제공A씨가 서울랜드의 한 주차장에서 낙상사고를 당한 지점과 상처 부위 모습. A씨 제공
    일요일인 지난 8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시에 있는 서울랜드 관리동 주차장은 입구에서부터 갓길까지 차량들이 빼곡히 세워져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관리동 건물로 향하는 언덕진 도로는 어린 자녀들과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길을 거슬러 위쪽에 위치한 일부 주차공간에는 대형 구조물을 짓는 데 쓰이는 철제 기둥과 녹슨 철망 등이 여기저기 놓여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주변 바닥에는 깨진 유리조각들과 대형 못 등이 널브러져 있었지만, 접근을 제한하는 안내판 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서울랜드 관리동 B주차장에 각종 철제 구조물과 깨진 유리 등이 널브러져 있다. 박창주 기자서울랜드 관리동 B주차장에 각종 철제 구조물과 깨진 유리 등이 널브러져 있다. 박창주 기자
    주차구획 뒤편 바닥에 설치된 석제 빗물받이는 군데군데 몇 개만 말끔한 신형으로 교체됐을 뿐, 대부분 검게 얼룩지고 곳곳에 금이 간 부위에는 낙엽들이 잔뜩 쌓여 균열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발을 디디면 더러 심하게 흔들리는 불안한 상태다.

    급기야 석 달 전에는 이 주차장을 이용한 30대 남성 A씨가 아찔한 사고를 당한 일도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10시쯤 빗물받이의 부숴진 부위를 미처 발견 못하고 구멍에 빠져 고관절과 무릎 등에 심한 낙상을 입은 것.

    A씨는 "함정처럼 낙엽과 흙으로 덮였고 어둡기까지 해 밟자마자 그대로 떨어져 치료비가 800만 원 나올 정도로 크게 다쳤다"며 "만약 아이들이었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니 아찔할 뿐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객차량 몰리는 관리동 주차장, '안전 관리 미흡' 논란


    서울랜드 관리동 주차장 진입로에 빼곡하게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박창주 기자서울랜드 관리동 주차장 진입로에 빼곡하게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박창주 기자
    과천 서울랜드 내 일부 주차장에서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각종 위험물이 적치돼 사고 재발 우려와 함께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랜드 직원 등이 이용하는 관리동 주차장은 혼잡 시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운영된다.

    주로 주말 휴일이나 명절 연휴에 개방되는데, 서울랜드 출입구(동문)와 인접해 있어 개방될 때마다 일반 고객들 차량이 다수 몰리는 주차장이다. A, B, C 세 구역으로 나뉘며 휴일에는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가까지 차량들로 가득차기 일쑤다.

    문제는 이처럼 일반인들도 이용하는 주차장에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해 왔다는 점이다.

    B구역 등 일부 주차장 안에 각종 적치물들이 놓여 있는 데다, 노후화 된 시설 보수가 부족해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차시설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되는 것은 물론, 관리마저 소홀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서울랜드 주차장 내 적치물들이 쌓여 있는 모습. 박창주 기자서울랜드 주차장 내 적치물들이 쌓여 있는 모습. 박창주 기자
    실제로 지난 7월 서울랜드 일대에서 외부 단체 주최로 축제가 열렸을 때 해당 주차장을 이용하던 A씨가 파손돼 있던 시설물로 인해 크게 낙상을 입었다. 이후 책임 소재와 보상 여부 등을 놓고 A씨와 서울랜드 간 갈등으로까지 번진 상황.

    이런 가운데 사고 지점의 빗물받이 교체 등 일부 개선 조치는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주차구획 인근에 철근과 폐기물이 쌓여 있는 등 대체로 어수선한 상태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사고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세밀하게 구획이 다 정해져 있는데 별도 물건들을 적재하는 것은 주차면과 안전 확보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건축법·주차장법에 따라 건물의 부속물인 주차장에 대한 정기 점검·관리 책임은 소유주에게 있다"고 말했다.

    과천시 '시정명령'…서울랜드 "임시 적재, 안전 조치 강화"


    해당 주차장에 설치된 석제 빗물받이 모습. 박창주 기자해당 주차장에 설치된 석제 빗물받이 모습. 박창주 기자
    최근 현장을 확인한 과천시도 이 같은 안전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랜드 측을 상대로 개선 작업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해당 주차장 내 적치물 등에 대해서는 제보를 통해 최근 인지했다"며 "철거 시정명령을 한 뒤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향후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하는 등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서울랜드는 주차장에 작업물을 임시 적재한 것으로, 향후에는 접근 제한 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랜드는 입장문을 통해 "시즌 축제 준비 등을 위해 시설 작업물을 임시 적재한 것은 사실이다. 안전펜스를 설치했고, 곧 이동 조치할 예정이다"라며 "간헐적으로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앞으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앞선 낙상사고와 관련해서는 "부상자는 외부 주최 축제의 관람객이고, 당시 사고 발생지(관리동 B주차장)는 행사 주최사가 임의로 사용한 지역이다"라며 책임 소재를 주최사로 돌렸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