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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거북선' 이를 어쩌나…154만 원에 팔렸는데 폐기될 위기



경남

    '짝퉁 거북선' 이를 어쩌나…154만 원에 팔렸는데 폐기될 위기

    무게 100톤 넘고 부지 용도변경 등 인도 지연
    거제시, 26일까지 인도 못하면 폐기

    거제 거북선. 거제시청 제공거제 거북선. 거제시청 제공
    20억 원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됐지만, 외국산 소나무로 건조한 사실이 드러나 '짝퉁'이라는 오명까지 쓴 '거제 거북선'이 헐값에 팔렸음에도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19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 거북선(임진란 거북선 1호)은 지난달 공유재산 매각 일반 입찰에서 154만 원이라는 헐값에 팔렸다.

    애초 바다에 설치됐던 거북선에 물이 새고 흔들림이 심하면서 육지로 옮겨졌고, 이후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활용도가 떨어지고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는 매각을 결정했다.

    짝퉁 거북선의 헐값 매각으로 세상에 주목을 받았지만, 인도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새다. 길이 25m, 높이 6m, 무게가 100t이 넘는 데다 옮길 장소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체 후 다시 조립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1억 원이 넘는 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사유지에 거북선을 이전하려고 하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시는 계약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인수하지 않으면 철거한다는 방침이지만, 낙찰자는 인도 시기 연장을 요청했다.

    거제 거북선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당시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16억 원이 투입돼 2011년 완공됐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져 '1592 거북선'으로도 불리며, 금강송을 사용한다고 홍보까지 했다.

    그러나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해경 수사 결과 드러나 '짝퉁 거북선'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업체 대표가 구속됐고, 당시 김두관 지사는 도민 앞에 사과까지 했다.

    이후 거제 거북선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보수공사 등 매년 수천만 원이 투입되는 등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 5천만 원이나 쓰였다. 거제시는 안전사고 우려와 함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

    거제 거북선. 거제시청 제공거제 거북선. 거제시청 제공
    누구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7번이나 유찰됐고, 8수 끝에 154만 5380원에 팔렸다. 낙찰자는 거제 출신으로, 교육계에 몸담았다가 퇴임한 일반인이다. 충무공 탄생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입찰금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입찰가(1억 1750만 원)의 1.4% 그치는 수준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16억 원의 혈세가 들어갔다면 목적이 있었을 텐데 그걸 팔아치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순신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인 거제 거북선은 가장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탄생했지만, 10여 년 동안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방치되다시피 하다 결국 불명예스럽게 폐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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