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불리한 건 쏙 빼고…KAIST, 기재부 지침 숨기고 교섭"



대전

    "불리한 건 쏙 빼고…KAIST, 기재부 지침 숨기고 교섭"

    노조 "지침 중 '과도한 임금격차 개선' 부분만 외면…지침 취지 해석도 편협"
    학교 "세부 기준 수 차례 설명·이해 구해…지침, 인건비 인상률 준수하라는 것"

    KAIST 제공KAIST 제공"KAIST 측이 (시설직 직원들에게 유리한) 기재부 지침을 숨긴 채 교섭에 나섰습니다. 거짓된 정보를 전달하며 직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총파업을 선포한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KAIST 지회 노조원들의 불만이다.
     
    노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2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 중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및 공공성 제고 뒷받침' 항목에서 "기관 내 과도한 임금 격차 및 불합리한 임금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직무·직급·직종별 임금인상률을 합리적으로 관리한다"고 규정했다.
     
    임금 격차 및 임금 차별 개선을 통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KAIST 측이 지침 가운데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노조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체 50쪽 분량의 지침 문건 가운데 위 내용이 담긴 1~3쪽은 빼고 4쪽부터 노조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정성일 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학교 측이 기재부 지침 중 자신들이 불리한 부분은 쏙 뺀 채 교섭에 나선 것"이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체 50쪽 분량의 기재부 예산운용지침 중 '과도한 임금격차 개선' 내용이 포함된 1~3쪽은 빼고 4쪽부터 전달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공공운수노조 KAIST 지회 제공"전체 50쪽 분량의 기재부 예산운용지침 중 '과도한 임금격차 개선' 내용이 포함된 1~3쪽은 빼고 4쪽부터 전달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공공운수노조 KAIST 지회 제공
    '거짓 정보'라는 말도 노조에서 나오고 있다.
     
    임금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조 요구안을 거부하며 학교 측이 제시한 이유가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노조 측이 요구한 임금 인상안에 대해 학교 측은 '기재부의 불가 입장'을 이유로 거부했는데, 기재부에 직접 확인한 결과 불가가 아닌 '기관 자율'이란 답변을 받았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기재부의 입장을 거짓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침을 숨기고 거짓 정보를 전달하는 등 학교 측의 불성실한 태도 역시 이번 파업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침의 취지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임금 격차 개선'이라는 지침의 취지는 외면한 채 학교 측이 '직종별 임금인상률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
     
    공공운수노조 KAIST 지회는 지난달 17일 파업을 선포했다. 지회 제공공공운수노조 KAIST 지회는 지난달 17일 파업을 선포했다. 지회 제공
    정 국장은 "기재부 지침 준수를 강조하자 학교 측은 (지침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것 같다'거나'임금 인상은 주머니별로 다르다'는 답을 내놨다"며 "학교 측이 추진하려는 동일 임금인상률 적용은 임금 격차를 축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것으로 개선이 아니라 악화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침의 취지는 직무·직급·직종별 관리보다는 임금 격차 개선을 통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재부의 취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AIST 측은 "공공기관으로서 기재부 예산운용지침 상 세부 인건비 집행기준을 따라야 함을 교섭 과정에서 노조 측에 수 차례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며 "지침의 취지는 기재부가 정하는 인건비 인상률을 준수하라는 의미로 기관이 자율적으로 일부 직군에 대해 초과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