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제주사람 삶과 문화 나무에도 담겼다…156종 나무 이야기



제주

    제주사람 삶과 문화 나무에도 담겼다…156종 나무 이야기

    이성권 생태해설사,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나무' 출간

    제주 곶자왈. 이인 기자제주 곶자왈. 이인 기자
    제주지역 156종의 나무를 생태해설사가 쉽게 풀어준 책,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나무'가 출간됐다.

    28일 출판사 목수책방에 따르면 이성권 생태해설사가 지은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나무'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와 제주에서 쓰임이 많았던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줄기와 잎, 꽃, 열매 등의 주요 생태적 특징이 기록됐고 이름의 유래와 옛이야기, 나무의 다양한 쓰임새 등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성권 해설사는 '동백나무'에 대해 화려한 붉은 꽃잎과 그 사이에서 올라오는 노란색 꽃술, 윤기가 흐르는 진초록 잎의 색 조화가 멋스럽다고 소개했다. 동박새가 주로 꽃가루를 운반해 주다 보니 조매화(鳥媒花)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 조매화는 동백나무가 유일하다고 한다.

    한라산을 풍성하게 하는 '구상나무'는 추운 곳에 살면서도 씩씩하게 올라오는 부드러운 녹색 잎, 다양한 색깔로 지루함을 잊게 해 주는 솔방울 닮은 꽃, 죽어서도 100년을 간다는 기묘한 줄기가 이색적인데 최근에는 강풍과 폭우, 폭설, 가뭄 등 기후변화로 구상나무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시로미'라는 식물은 한강 이남에서 한라산이 유일한 자생지로 빙하기에 추운 지역에서 살던 북방계 식물들이 제주도로 내려와 살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그나마 기온이 낮은 한라산 백록담 일대로 피신하여 살게 된 고립 식물이다.

    제주도 해안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까마귀쪽나무'는 밭둑에 스스로 자라 방풍림 역할을 하는데 그 열매는 구럼비로 부른다. 제주해군기지 찬반 갈등이 극심했던 서귀포시 강정마을에는 까마귀쪽나무가 얼마나 많았던지 지금은 폭파되고 없어진 구럼비바위가 지명으로 사용됐다.

    이 해설사는 제주어로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비기'라고 하는데 줄기가 모래땅에 숨어 뻗어 가는 모습이 서로 닮은 '숨비기나무'가 있다고 밝혔다. 가을철 열리는 콩알만한 크기의 열매는 가벼워서 물에 잘 떠다닐 수 있기때문에 씨앗 퍼뜨리기도 쉽다.

    곶자왈에서도 잘 자라는 '녹나무'는 척박한 환경을 일구며 살았던 제주 사람들의 삶을 닮아 있어 제주를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녹나무에는 심장을 자극하는 장뇌(camphor)가 있어 환자를 깨어나게 해준다는 속설로 제주의 해녀들은 물질할 때 쓰는 각종 도구를 녹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로 만나는 제주나무'를 쓴 이성권 생태해설사는 15년 전부터 제주의 식물에 관심을 갖고 한라산과 곶자왈, 오름을 누볐는데 2009년 한라생태숲해설가를 시작으로 1100고지습지와 동백동산 자연환경해설사 등으로 활동했다.

    식물조사·연구, 생태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이 해설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제주CBS 라디오와 노컷뉴스에 '제주의 풀꽃나무 이야기'라는 주제로 150회에 걸쳐 제주의 식물을 소개했다.

    그동안 지은 책은 '동백동산에서 나무와 마주하다' '동백동산에서 고사리와 마주하다'가 있고, '생물권보전지역 가봔'을 다른 저자들과 함께 펴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