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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메모리에 도전하는 中…"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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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韓 메모리에 도전하는 中…"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위협"

    핵심요약

    당장은 양국의 기술 격차가 최대 5년에 달하지만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고 지속 지원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제조 자료사진(이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제조 자료사진(이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SK하이닉스 제공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절대 강자인 한국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의 70%, 낸드플래시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당장은 양국의 기술 격차가 최대 5년에 달하지만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고 지속 지원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 허브 도시인 선전을 본거지로 한 신생 반도체 기업인 성웨이쉬(昇維旭·SwaySure)는 최근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거물급 인사로 통하는 사카모토 유키오를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입했다.  

    올해 75세인 사카모토는 지난 2012년 일본 내 유일한 D램 제조사였던 엘피다가 파산할 당시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 불렸던 칭화유니그룹에서 잠시 부총재를 역임했다.

    중국의 기업정보 사이트 치차차에 따르면 성웨이쉬는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통하는 선전시 산하 국유펀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등록 자본금은 50억 위안(약 97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현존 세계 최고 성능 D램인 'HBM3'의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제공.SK하이닉스는 최근 현존 세계 최고 성능 D램인 'HBM3'의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제공
    선전시는 이달 초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연매출 100억 위안 이상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3곳과 매출 20억 위안 이상의 반도체 제조사 3곳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웨이쉬는 위챗에 게시한 성명에서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소재 개발, 웨이퍼 팹 투자 및 구축, 반도체 설계, 생산 및 판매에 나선다"며 "중국과 일본에 연구개발팀을 두고 서버와 모바일용 D램을 주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전 정부가 소유한 신생 반도체 업체가 일본 반도체 산업의 중량급 인사를 영입한 것은 미국과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D램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YMTC의 낸드플래시 공장 조감도. YMTC 제공.YMTC의 낸드플래시 공장 조감도. YMTC 제공
    중국은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일본 니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중국 YMTC는 우한에 신설한 낸드플래시 제2공장을 올해 연말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전 세계 낸드 시장에서 6% 가까운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에 아이폰용 메모리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펴는 애플은 2018년부터 YMTC와 낸드 공급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애플에 중국산 반도체를 탑재하는 것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YMTC의 애플 납품은 시장에서 제품의 품질을 공인받는 셈이어서 다른 스마트폰 및 PC 제조사들도 YMTC의 낸드 탑재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UFS 4.0 규격의 고성능 임베디드 플래시 메모리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UFS 4.0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UFS 4.0 규격의 고성능 임베디드 플래시 메모리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UFS 4.0 컨트롤러와 7세대 V낸드를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삼성전자 제공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3강 체제가 형성된 D램 시장과 달리, 상위 5개 기업이 경쟁하는 구도다. 삼성전자가 30%대 초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이어 SK하이닉스와 일본의 키옥시아, 미국의 웨스턴디지털·마이크론 등의 순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낸드는 기술이 1세대 이상 차이가 나 기술격차는 약 2년으로 추정된다. YMTC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주요 기업도 투자를 확대해 YMTC가 선도기업 수준으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변수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기업은 후발주자로 수익성 확보 등이 어렵지만 중국 정부의 지속적 지원으로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D램은 양국의 기술 격차가 최소 5년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이미 활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압박 탓에 EUV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중국의 D램 도전은 번번이 좌절됐다. 사카모토가 몸담았던 칭화유니그룹은 2017년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과도한 투자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D램 사업을 포기했다.

    아울러 중국이 가장 큰 규모로 추진했던 푸젠성 소재 D램 업체인 푸젠진화는 2019년 마이크론의 기술 도용 문제로 미국이 무역 제재를 가하면서 파산했다.

    CXMT 공장 전경. CXMT 제공.CXMT 공장 전경. CXMT 제공
    현재 중국에서 D램을 양산하는 업체는 CXMT가 유일하다. 안후이성 정부 주도로 지난 2016년 설립된 CXMT는 19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고작 75%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D램은 성숙산업으로 기술력,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이 중요하나 중국은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 미국의 제재 등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어려울 전망"이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 변화처럼 빠른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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