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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보다 7배 위험한 질식산재…10년새 165명 숨져



경제 일반

    감전보다 7배 위험한 질식산재…10년새 165명 숨져

    2012년~2021년 질식사고 산업재해로 348명 피해…165명 숨져
    질식사고 산재 치명률 47.4%, 감전(6.4%)보다도 7배나 더 높아
    '오폐수처리 및 정화조, 축산분뇨 처리 작업' 가장 위험
    "밀폐공간 작업, 안전 확인되지 않으면 절대 작업하지 말아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사례1. 2017년 5월의 어느 토요일, 경기 여주의 한 농장 돼지우리에서 노동자 2명이 슬러리피트(가축 분뇨 임시보관시설)에서 슬러리(분뇨물)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피트 안쪽에 막힌 보도블럭을 해머드릴로 뚫어내는 순간, 이들에게 분뇨물이 쏟아져내렸다. 이 광경을 보고 구조하려던 동료 작업자 1명까지 쓰러지면서 결국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사례2. 2019년 9월, A수산에서는 오징어를 세척한 오수를 모은 지하집수조의 수중모터가 말썽이었다. 이를 점검하려다 외국인 노동자가 쓰러졌고, 이를 구조하려던 동료 노동자 3명도 잇따라 쓰러져 4명 모두 목숨을 잃었다.


    최근 10년간(2012~2021년) 질식사고 치명률(%). 고용노동부 제공최근 10년간(2012~2021년) 질식사고 치명률(%). 고용노동부 제공
    최근 10년 동안 밀폐공간에서 일어난 질식사고 산업재해로 무려 165명의 노동자들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10년(2012년~2021년) 동안 질식사고 산업재해로 348명의 재해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47.4%에 달하는 165명이 목숨까지 잃었다고 30일 공개했다.

    이는 일반 사고성 재해의 치명률 1.1%와 비교하면 44배나 높은 수준이다. 통상 사망자 비율이 높다고 알려진 추락 사고 산재의 치명률(2.5%)보다는 19배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감전 사고 산재(6.4%)보다도 7배나 더 위험한 산재 중 가장 치명적인 재해다.

    노동부가 10년 동안 발생한 질식사고를 ①사고건수와 ②사망사고건수, ③재해자수, ④사망자수, ⑤동시 3명 이상 재해 건수 등 5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황화수소 중독이나 산소 결핍에 노출되기 쉬운 '오폐수처리 및 정화조, 축산분뇨 처리 작업'이 세상에서 가장 질식재해 위험이 큰 작업으로 선정됐다.

    실제로 해당 작업은 사고건수(52건), 사망사고건수(36건), 재해자수(91명), 사망자(49명), 동시 3명이상 재해건(10건) 등 5개 지표 모두 가장 빈도가 높았다.

    이 외에도 △불활성가스(질소, 아르곤 등) 취급 설비 작업(산소결핍) △갈탄 등을 사용하는 콘크리트 양생 작업(일산화탄소 중독) △아르곤 가스를 사용하는 배관, 탱크 용접작업(산소결핍) △각종 관거, 맨홀, 집수정, 탱크 내부 작업(산소결핍, 황화수소 중독)도 고위험 작업으로 꼽혔다.

    한편 시기별로 살펴보면 질식사고는 날씨가 따듯하거나 장마 등으로 습도가 높은 봄(63건)과 여름(49건)에 가을(40건), 겨울(44건)보다 자주 발생했다.

    계절별로 자수 발생하는 질식사고를 살펴보니 봄에는 △오폐수처리, 정화조, 축산분뇨처리 작업과 △불활성가스 취급 설비 작업에서 잦았다.

    여름에는 △오폐수처리, 정화조, 축산분뇨처리 작업 △각종 맨홀‧집수정‧탱크 내부에서의 작업 △환기가 불충분한 장소에서 양수기 가동 과정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했다.

    반면 겨울에는 주로 갈탄 등을 이용한 콘크리트 양생작업에서 발생한 질식재해가 흔했다.

    노동부는 이러한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절대 작업하지 말아야 한다며 3가지 주의사항을 강조했다.

    우선 관리감독자는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노동자가 잘 알도록 해야 한다.

    또 관리감독자는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할 때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산소농도,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 후 안전한 상태인지 먼저 확인하고 작업해야 한다.

    특히 노동자는 밀폐공간 내부의 공기 상태가 안전한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질식산재 예방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동부는 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질식재해 예방장비 대여 서비스 및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교육(자격)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전화(☏1644-8595)로 신청만 하면 공단 측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유해가스 측정 △교육 △측정기‧환기팬‧송기마스크 대여 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더 나아가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평가 교육(자격)을 받고 싶다면 안전보건교육포털(www.koshats.or.kr)에서 6개 광역 교육센터 중 한 곳에서 교육받도록 신청할 수 있다.

    노동부 김철희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오폐수처리시설 등에서의 질식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므로 작업 전 반드시 산소농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지 확인 후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연간 3명 이상 질식재해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며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와 예방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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