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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소록도 주민들, "소록대교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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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개통한 소록대교(전남CBS 박형주 기자)
    한센인의 애환을 서린 고흥 소록도가 소록대교 개통으로 육지와 연결됐지만, 소록도 한센인들은 배를 이용할 때보다 오히려 불편하게 됐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2일 전남 고흥군 녹동항과 소록도를 연결하는 소록대교가 개통됐다. 전라남도가 지난 2001년 사업을 시작해 총 천 652억 원을 들여 다리와 연결 구간을 포함한 총연장 3천 460미터 규모를 8년 만에 완공했다.

    지난 1916년 당시 조선총독부가 전국의 한센인을 강제 이주시켜 격리 수용하면서 역사적인 애환이 서린 섬이 93년 만에 육지와 연결됐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

    오랜 고립의 역사를 뒤로 하고 육지와 연결된 만큼 소록도 주민들이 반길 만도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전에 배로 육지에 나갈 때보다 오히려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소록도와 녹동항을 하루 40차례 왕복했던 선박(도양 7호)을 이용했다. 지난 97년부터는 휠체어를 타는 국립 소록도병원 원생들은 무료로 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리 개통과 함께 선박 운항이 중단돼 휠체어를 타는 주민들도 기존보다 2킬로미터 이상을 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소록대교가 녹동항 중심부와는 멀리 떨어져서 건설됐기 때문이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뚥고 다리를 건너 녹동항을 오갈라 치면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김정행 원생자치회장은 ''''낙후된 섬을 더 낙후되게 한 꼴이다. 배타고 다닐 때는 돈도 안내고 배만 타면 그만이었데 이제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직접 다리를 건너야 한다. 전동 휄체어는 한번 충전하면 2시간 정도밖에 못 가는데, 이동 중에 멈춰서기 일쑤다. 차량들은 옆으로 씽씽 달리지, 바람은 거세게 불지, 위험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우리가 어떻게 다리 놨다고 좋아만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은 다리를 직접 이용하기 보다는 하루 4~5차례 육지를 오가는 병원 승합차나 병원선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차량을 소유한 원생들은 생활하기 훨씬 좋아졌다. 선박으로 이동할 때는 비싼 요금까지 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 없이 밤낮으로 육지를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록도 원생 620여 명 가운데 80%가 장애를 갖고 있고, 평균 연령도 73세에 달해 차량을 직접 운행하는 원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김정행 자치회장은 ''''다리를 놓을 때 병원 측과만 협의하고 우리 원생들과는 전혀 논의가 없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원생들에게는 다리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로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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