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등명대. 제주도 제공제주 고유의 옛 등대인 '등명대(燈明臺)' 등 근현대 문화유산 3건이 첫 제주도 등록 문화재가 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등명대 6기와 관음사 후불도, 금붕사 오백나한도를 제주도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기존 등록문화재 제도를 국가와 지자체로 이원화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제주도 문화재 보호 조례가 제정된 이후 첫 사례다.
제주 등명대는 현대식 등대가 도입되기 전 제주도 근해에 축조된 옛 등대로, '도대불'이라고도 불리며 제주에만 남아있는 희소성이 큰 유산이다.
또 제주 현무암을 응용해 각 지역마다 원뿔형, 연대(煙臺)형, 마름모형의 독특한 형태로 축조되는 등 제주 근현대 어업문화와 해양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해양문화자원으로 퍙가받고 있다.
등록 대상은 원형성을 간직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구좌읍 김녕리, 조천읍 북촌리, 우도 영일동, 서귀포시 대포동, 보목동 등명대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등명대. 제주도 제공등명대와 함께 등록될 제주 관음사 후불도는 1940년 10월 17일 근현대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화승인 금용 일섭 승려가 대흥사 제주성내포교당에 봉안하기 위해 그린 불화이다.
일섭 승려의 자필 기록인 연보(年譜)에는 불화를 그리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시기, 그림 작업에 참여한 화승, 작업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
해당 불화의 초본이 현재 김제 부용사에 남아 있는 등 작품성을 갖춘 근대기 불화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제주 금붕사 오백나한도는 화기(畵記)가 없어 정확한 제작연대와 제작자 등은 알 수 없지만, 석가모니 상부에 표현된 뭉글뭉글한 구름의 음영법과 인물 표현, 청색 안료 사용 등 20세기 전반의 특징적인 제작 기법과 화풍을 지닌 불화로 평가받는다.
국내 현존하는 불화 가운데 한 폭의 화면에 오백나한을 그린 희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근대불교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그 가치가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