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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새 6명…반복되는 인천대교 추락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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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개월새 6명…반복되는 인천대교 추락사고

    민자여서 안전은 뒷전 밀렸나

    인천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에서 최근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다리는 2009년 개통 이후 해마다 10여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했지만 올해에는 5~7월에만 6건이 발생해 사고 예방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그러나 안전난간 설치 등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교량 하중이 늘어 또다른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자 고속도로여서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개통 이후 매년 10여명 추락…올해는 5~7월에만 6명
    인천대교 "추락사고 예방 감시 체계 보강했지만…사고 막을 수 없어"
    인천시 "안전난간 설치하자"…인천대교 "교량 구조상 안전점검 먼저"

    인천대교. 사진 연합뉴스인천대교. 사진 연합뉴스
    인천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에서 최근 추락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개통 이후 매년 10여명 뛰어내려…올해는 5~7월에만 6명

     
    14일 인천해양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내 최장 21.4㎞ 길이 인천대교에서는 2009년 개통 이후 해마다 평균 10여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3달 사이에만 6건의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나머지 1명은 해경에 구조됐다. 이들은 모두 인천대교 갓길에 정차한 뒤 투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추락사고의 경우, 지난 12일 오후 2시 57분쯤 해경은 인천대교 상황실로부터 "대교 위에 승용차가 정차했는데 운전자가 없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해경이 연안구조정과 경비함정 등 3척을 긴급 투입해 신고 접수 9분 만인 오후 3시 6분쯤 인근 해상에서 5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달 29일 오전에도 인천대교 위에 차량을 멈춰 세우고 추락한 60대 운전자가 신고 접수 50분 만에 해상에서 발견됐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숨졌다. 지난 5월 2일에도 50대 여성이 남편 차량에 함께 타고 있다가 "바람을 쐬고 싶다"며 인천대교 위에서 내린 뒤 바다로 뛰어들어 숨졌다
     

    "추락사고 예방 감시 체계 보강했지만…직접 막을 수 없어"

     
    구조만 놓고 보면 인천대교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는 쉽지 않다. 차가 오가는 왕복 6~8차선만 있지 보행로가 없다. 난간 높이도 1.2m로 비교적 높다.
     
    게다가 인천대교를 관리하는 인천대교주식회사는 CC(폐쇄회로)TV를 24시간 가동해 다리를 살펴본다. 최근에는 CCTV 설치 대수를 늘리고 화질도 개선했다. 다리 위에 차량이 정차하거나 행인이 보이면 이를 상황실에 바로 알리는 '돌발상황 감지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면 순찰차가 즉시 출동할 수 있고, 추락사고의 경우 해경의 구조·경비함정도 긴급 투입된다.
     
    그러나 추락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사후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추락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목격한 인천대교 직원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안전난간. 사진 인천시 제공경인아라뱃길 시천교 안전난간. 사진 인천시 제공

     인천시 "안전난간 설치하자"…인천대교 "교량 구조상 안전점검 먼저"

     
    직접 인천대교를 관리하지 않지만 관할 자치단체인 인천시도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시는 자살예방을 위해 중장기계획 세울 만큼 이 문제에 민감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임기 초기 "실효성 있는 자살 예방 정책을 발굴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였다.
     
    실제로 2011년만 해도 인천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2.8명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25.9명으로 대폭 줄였다. 최근에는 '제1차 중장기 자살예방종합계획(2021~2025)'을 세워 자살률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는 내심 과거 성과를 냈던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사례처럼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난간 등 직접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싶은 눈치지만 인천대교 구조상 쉽지 않다.
     
    과거 추락사고가 잦았던 시천교는 난간 높이를 기존 1.4m에서 2.8m로 높이고, 난간 상부를 안쪽으로 휘어지게 만들었다. 난간 최상부에는 회전 롤러를 설치해 아예 난간을 넘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이후 시천교에서는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대교㈜, 인천시자살예방센터와 함께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인천대교의 난간 설치는 교량 하중이 늘어 구조안전진단 등을 받아봐야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만든 인천대교는 일반회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안전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와 해경 등은 최근 인천대교 측에 난간 등 구조물 설치가 어렵다면 서울 마포대교처럼 추락 방지 문구를 넣자는 제안도 전달했다. 인천시는 인천대교 측도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는 만큼 계속해서 방지 대책을 요구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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