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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은 막았지만…상처만 남긴 '경선 연기론'



국회/정당

    내분은 막았지만…상처만 남긴 '경선 연기론'

    간만에 노출한 파열음…"내분 징조"
    국가비전, 정책구상도 사실상 실종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대선경선 일정을 원칙대로 진행 할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경선 연기론'이 여권 핵심 이슈로 부상한 건 이달 초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에서 군불을 때기 시작한 지난 3일부터 최근 지도부가 연기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놓기까지 3주가 걸렸다.

    당내 선거 일정 잡는 문제였지만 집권여당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얼굴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는 터라 이 기간 정국의 상당한 관심이 여기로 쏠렸다.

    ◇ '시간 벌기' 뒤에 숨은 2등 전략?

    쟁점은 경선을 9월에 치르느냐, 아니면 두 달 미뤄 11월에 치르느냐.

    '연기파(派)'는 야당에서 부는 '이준석 돌풍'에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제기한 뒤 흥행하려면 휴가철과 올림픽 기간을 피해야 한다는 논리를 더했다.

    물론 이런 전략적 요소보다는 당내 주자 간 유불리 계산이 훨씬 크게 부각됐다.

    당내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가 9월 경선 원칙을 고수한 반면 추격을 꾀하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쪽에서 연기를 주장했기 때문.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쪽에서는 당장은 자신들이 크게 밀리고 있지만 본선에서 2등을 쟁취한 뒤 결선투표에서 세를 규합하면 이 지사를 넘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난 2012년, 2017년 경선 본선에서 각각 과반을 확보해 결선 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이 지사의 경우 당 주류의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을 노린 것.

    일단 경선 연기로 최대한 시간을 벌어놓고 판을 흔들겠다는 계산이 여기에 깔려 있다.

    ◇ 강대강 대치…내분 징조일까

    때문에 지도부가 원칙론에 무게를 실었을 때 연기파 쪽에서는 송영길 대표를 배제한 채 당무위원회를 별도로 소집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질 정도로 여기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 측에서도 "당 해산으로 가겠다는 건가"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강대강 대치는 한때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모습이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비교적 오래 지속되던 '민주당 원팀' 기조에서 간만에 계파 간 파열음이 노출되는 모습이었다.

    최근 지도부가 밝힌 9월 경선 확정 방침을 연기파가 금세 수용하면서 갈등은 봉합 국면을 맞게 됐지만, 3주간 벌였던 대치가 향후 벌어질 내분의 징조라는 우려도 안팎에서 나온다.

    ◇ "반목과 대립을 이슈로…걱정이다"

    더구나 경선 연기론으로 들끓던 기간 당내 주자들의 국가 비전이나 정책 구상은 사실상 실종됐다.

    몇몇 주자들이 합동 토론회를 열기도 했으나 경선 일정이라는 '블랙홀' 이슈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민들께서 정말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계시냐(조응천 의원)"거나 "반목과 대립의 내용을 이슈로 가져가 그나마 민주당에 남겨둔 마음마저 거두게 만들까 걱정(이동학 최고위원)"이라던 자성이 주목받은 이유다.

    그러는 동안 야권에서는 세대교체 바람과 쇄신론이 꿈틀했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호남, 봉하마을을 잇달아 찾으면서 중도 확장을 꾀했다.

    대권 구도 역시 국민의힘에서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가 자리를 잡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세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여당 대선 레이스가 가까스로 시작한 가운데 향후 내홍 수습과 국민적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송영길 대표에게 맡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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