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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다가오는데…시작도 못 한 '속초 바다향기로' 복구



영동

    장마 다가오는데…시작도 못 한 '속초 바다향기로' 복구

    복구비 갈등…속초시 "법적 대응도 검토"
    롯데리조트 "기부채납 의미 재고 필요" 반박

    속초 바다향기로 일부 구간이 9개월째 폐쇄돼 있다. 유선희 기자

     

    강원 속초지역의 바닷가 산책로인 '바다향기로' 일부 구간이 지난해 태풍 피해 이후 9개월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복구는 시작조차 못 한 가운데 올해 이른 장마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둘러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속초 바다향기로는 지난 2018년 4월 준공됐다. 속초해수욕장~외웅치해안~외웅치항 구간 1.74km를 연결하는 산책로다. 민간인 출입이 차단됐던 외옹치 해안을 60여 년 만에 개방하는 것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연이은 태풍으로 일부 구간이 파손되면서 폐쇄됐다. 임시폐쇄된 구간은 제1전망대부터 외웅치항까지 300~400m 구간이다.

    관광객들은 전체 구간 중 절반만 보고 돌아갈 수밖에 없어 못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박모(45)씨는 "임시폐쇄와 관련해 알고 오긴 했는데, 막상 전체를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해 아쉽다"며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왜 아직 복구가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시폐쇄 사실을 모르고 방문했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관광객도 볼 수 있었다.

    해당 구간은 9개월째 복구 작업을 시작조차 못 했다. 복구에 들어갈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속초시는 최근 복구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고, 그 결과 예상 복구비용은 10억 원이 나왔다. 당초 속초시가 복구비용으로 확보한 예산은 1억 6000여만 원이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

    파도에 '기우뚱'한 바다향기로. 연합뉴스

     

    속초시는 발생 구간을 공사한 롯데리조트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롯데리조트 측은 이미 지난해 1월 속초시에 기부채납한 만큼 책임 전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상에 난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복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속초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최종현 의원은 "바다향기로 복구가 여전히 안 되고 있어 민원이 많고 원성이 자자하다"며 "롯데리조트 측에서 복구비를 안 주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이에 속초시 관광과 이명애 과장은 "법적 대응까지 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속초시는 오는 7월 시의회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해 복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후 복구비 분담을 두고 법적 다툼까지 예고해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롯데리조트 측은 "준공 이후 1년 6개월 동안 속초시 요구를 성실히 이행하고 지난해 1월 기부채납했다"며 "기부채납 후에도 지난해 7월쯤 일부 구간에 파손이 있다며 수리를 요청해 와 4천여 만 원을 투입해 도와줬는데, 전액을 부담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매년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떠넘길 건지 의문"이라며 "속초시는 기부채납의 의미를 재고할 필요가 있고, 법적 대응을 한다면 저희도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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