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생긴 텍사스 좌완 양현종.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좌완 양현종(33)이 다시 선발진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일본인 팀 동료의 부상으로 선발진의 한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는 10일(한국 시각) "아리하라 고헤이(29)가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면서 "대체 선발 1순위는 양현종"이라고 전했다. 텍사스 구단은 이날 오른 중지 타박상을 겪는 아리하라를 10일짜리 IL에 올렸다.
아리하라는 올해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ERA) 6.59로 부진하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4회를 채우지 못했다.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이날 화상 인터뷰에서 "아리하라는 제구가 좋은 투수지만 손가락에 이상이 생긴 지금은 날카로운 제구를 유지하지 못했다"면서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드워드 감독은 그러면서 아리하라를 대신할 선발 투수로 양현종과 콜비 앨러드, 웨스 벤저민을 꼽았다. 이들 중 양현종이 대체 선발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은 앞서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원정에 선발 등판한 바 있다. 역시 오른 중지 부상으로 주사 치료를 받은 아리하라를 대신한 것. 이날 양현종은 3⅓이닝 8탈삼진 4피안타 1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비록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호투였다. 이에 경기 후 우드워드 감독은 수훈 선수로 양현종을 꼽으며 카우보이 모자를 줬다. 선발 데뷔전 8탈삼진은 원조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찬호(은퇴)와 괴물 류현진(34·토론토)도 하지 못한 한국인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텍사스 구단이 6일 공식 트위터에 올린 카우보이 모자를 쓴 양현종의 사진. 텍사스 구단 트위터 캡처
댈러스 모닝 뉴스는 "양현종은 올 시즌 텍사스에서 던진 3경기에서 12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25)만 하는 뛰어난 투구를 했다"면서 대체 선발 1순위로 꼽았다.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빅리그에 합류해 그날 LA 에인절스전에 데뷔해 4⅓이닝 5피안타 2실점했다. 지난 1일 보스턴전에서도 롱 릴리프로 4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나은 성적이다. 좌완인 앨러드는 올 시즌 7경기 승패 없이 ERA 3.52를 기록 중이다. 벤저민은 3번 구원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3실점의 성적을 낸 뒤 마이너리그로 강등돼 선발 등판을 준비해왔다.
만약 양현종이 다시 아리하라의 대체 선발로 확정되면 14일부터 진행되는 휴스턴과 원정 4연전에 등판할 전망이다. 과연 양현종이 아리하라 찬스를 다시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