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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TSMC에 낀 삼성전자…결국 '파운드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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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TSMC에 낀 삼성전자…결국 '파운드리'가 관건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실적이 인텔·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D램 가격 급등 등 반도체 장기호황의 영향을 힘입어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올 1분기 반도체 성적표는 '흐림'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9조 원, 영업이익 3조 37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수치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인텔의 올 1분기 실적(영업이익 약 4조 1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인텔은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난 상태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6조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4조 원이나 작은데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큰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는 1분기에 투자비용 증가와 예상치 못했던 천재지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평택 P2라인에 고가의 EUV(극자외선) 장비가 투입됐고,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오스틴 파운드리가 가동 중단돼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 연합뉴스

     

    ◇다행히 2분기 전망은 '맑음'

    다행히도 2분기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우선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이 20~28%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기세를 몰아간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 15나노 D램과 128단 6세대 V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첨단 EUV를 적용한 14나노 D램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 176단 7세대 V낸드 양산에도 들어간다.

    ◇결국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가 관건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라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 세계적인 파운드리 공급부족 사태속에서도 비메모리가 약한 탓에 수혜를 보지 못했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률도 17.7%까지 떨어졌는데, TSMC(41.5%)의 절반 이하인데다 인텔(18.8%)에도 뒤쳐지는 수준이었다.

    연합뉴스

     

    여기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5나노 파운드리에서 지속적으로 수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못내고 있다.

    ◇패키징, 조용한 '반격' 될까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넋놓고 현 상황을 지켜보는 것만은 아니다. 나노미터 경쟁 등 미세화공정은 물론 각각의 기능을 가진 칩을 하나로 묶어내는 '패키징'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반도체를 묶어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게 하는 '반도체 패키지' 신기술을 공개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레고 블록 쌓기' 같이 빈틈없이 칩들을 배열해 효율성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러 개의 칩을 1개의 패키지 안에 배치하면 전송속도는 높이고, 패키지 크기는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쉬워보이지만, 실제로 구현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적 난이도가 있다. 하나의 패키지에 여러 칩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연결하는 반도체끼리 간섭을 받으면 안돼 선로를 보다 미세하게 설치할 수 있어야 하고, 이와함께 전력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또한 삼성전자는 일단 내년 이후 선보일 3나노 파운드리부터 기존 '핀펫' 공정 대신 차세대 구조인 'GAA(Gate-All-Around) FET' 공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GAA 공정은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약 30%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돼 궁극적으로는 TSMC와의 기술 격차도 역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의 역할은?

    미국이 불을 당긴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삼성전자가 취할 입장을 놓고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요청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TSMC의 막대한 자금력을 어떻게 따라잡느냐도 삼성전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TSMC는 향후 3년간 1천억 달러(112조 원)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에 짓는 파운드리 공장도 1개에서 최대 6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와 삼성전자의 연간 반도체 투자금액은 30조~40조 원으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파운드리에만 쏟아붓는 TSMC와 달리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을 병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인 삼성전자는 양쪽 공정에 투자를 분산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평택 생산라인.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을, 국내 평택에서는 30조~50조 원 규모가 될 P3 라인의 신규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그룹 총수의 부재속에 굵직한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리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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