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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요린이, 산린이…"무심코 쓰는 '○린이', 차별의 언어"



사건/사고

    주린이, 요린이, 산린이…"무심코 쓰는 '○린이', 차별의 언어"

    "어린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시각 담겨"

    스마트이미지 제공

     

    주린이, 요린이, 산린이 등 각종 단어에 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주로 '어떤 일을 시작하는 초보'를 의미하는데, 어떤 역량이나 경험치가 부족하다는 뜻이 내포된 만큼 이같은 단어의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논평을 내고 "'○린이'는 초보를 뜻하는 신조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는 어린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차별의 언어"라고 밝혔다.

    단체는 '어린이'는 방정환 선생이 '아해놈', '애녀석' 같이 아동을 낮춰 부르는 말이 성행하던 당시 어른과 같은 독립적인 존재로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말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이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전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서울 시민청이 어린이날 온라인 캠페인으로 '○린이 날·☆린이 날·△린이 날' 캠페인을 열었다 취소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해당 캠페인은 '첫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는 모두 어린이'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첫 도전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인증 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행사였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린이'라는 표현은 어린이가 무조건 무언가에 익숙하지 않고 미숙하다는 편견을 조장하는 말인데, 공공기관이 앞장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시민청은 결국 이벤트를 조기 종료한 뒤 게시물도 삭제했다.

    단체는 "해당 캠페인은 어린이날을 맞이한 이벤트였으나 정작 순진무구한 아동의 이미지를 소비한 어른들만의 잔치가 됐다"며 "실제로 주요 방송에서는 주린이, 요린이, 산린이 등의 말이 재생산되고 있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사람을 '잼민이'라고 가리키는 등 아동 비하의 언어가 만연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을 대상화하는 '○린이'라는 단어는 사회적 약자인 아동의 언어를 빼앗는 차별 행위"라며 "온전히 환대받아야 할 아동의 자리를 아동의 동의 없이 어른들이 빌려 자신을 배려해 달라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올해 5월 5일은 어린이날 99주년"이라며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이어 우리 사회가 '아동을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아동을 어리거나 다르다고 차별하지 말고, 윽박지르지 말며, 어른 마음대로 다스리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차별의 언어는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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