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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日거장이 본 #주목할 명감독 #코로나시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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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EN:]日거장이 본 #주목할 명감독 #코로나시대 영화

    외화 '스파이의 아내'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화상 기자간담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공포 영화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도플갱어' '강령' '로프트' '회로'.

     

    '큐어' '회로' '해안가로의 여행' '도쿄 소나타' 등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이른바 'J-호러' 거장으로 불리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첫 시대극 '스파이의 아내'로 돌아온 구로사와 감독이 현재 자신이 주목하고 있는 세계적인 감독과 코로나19 시대 영화계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한국 영화 팬들에게 전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회로'로 제54회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도쿄 소나타'로 제6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해안가로의 여행'으로 제68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 2020년 '스파이의 아내'로 제77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를 수식하는 또 다른 단어는 'J-호러'다. '회로' '강령' '도플갱어' '로프트' 등 공포 장르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내면을 파헤친 J-호러 거장이기도 하다.

    외화 '스파이의 아내'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지난 9일 오후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영주 기자

     

    ◇ "인간과 사회는 계속 대립하고, 그 사이에서 공포가 태어난다"

    지난 9일 '스파이의 아내'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그의 영화적 언어인 공포 장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주로 인간의 자유나 행복에 대해 영화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사람의 자유와 행복은 간단하게 손에 쥘 수 없으며, 사회는 쉽게 자유와 행복을 인정하지 않죠. 인간과 사회는 계속 대립하고, 그 사이에서 공포가 태어납니다. 저도 공포 영화를 더 보고 싶고, 앞으로는 몇 편 더 만들고 싶습니다."

    '스파이의 아내' 각본을 쓴 하마구치 류스케는 '우연과 상상'으로 제71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다시금 일본 영화를 이끌어갈 감독으로 주목받게 됐다. 구로사와 감독은 "하마구치는 정말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일본에서는 저널리즘이 화제를 만들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은 해외 영화제가 일본 젊은 감독을 발견하고 발굴하는데, 일본 내에서는 진정하게 발굴하는 경우가 쉽지 않다. 그것이 현재 현실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구로사와 감독은 "지금 떠오르는 감독을 말하겠다"며 해외 감독 중 주목할 만한 감독으로 '그래비티' '로마' 등을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 '토끼 사냥꾼들' '호스 머니' '비탈리나 바렐라' 등을 연출한 페드로 코스타 감독, '살인의 추억' '기생충'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을 꼽았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와 '도쿄 소나타'.

     

    ◇ 코로나가 증명한 것, 그리고 코로나 이후 우려되는 상황

    '스파이의 아내'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인 감독상을 받았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 잡지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영화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일본 개봉 후 흥행 면에서는 역대급 기록을 세운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에 밀린 바 있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의 영화계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흐름을 묻는 말에 구로사와 감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본 영화계에서 실사영화가 힘을 가진 때도 있었고, 지금처럼 애니메이션이 잘되는 시기가 있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대담하게 영화를 만들고, 다양한 영화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봅니다. 만약 세월이 흘러 영화라는 게 어느 한 종류만 남게 되는 등의 일이 생기면 슬플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매우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기에 안심하고 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상업 영화와 작가주의 영화가 동시에 존재하며 대립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그 둘을 구분 짓는 건 애매하고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상업 영화와 작가주의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과 이야기가 여러 영화가 풍요롭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음을 짚었다.

    현재 전 세계 영화계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다. 개봉은 거듭 연기되고, 결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직행하는 등 새로운 살길을 마련하고 있다. 영화제 역시 개최를 포기하거나 온라인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극장과 영화의 미래에 대해 비관하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온다.

    구로사와 감독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영화계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업계에서 여러 변화가 있었다"며 "그 모든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적어도 일본 영화계서만은 다른 나라와 다른 흐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멸의 칼날'이라는 작품이 대히트하는 이례적인 일 있었다"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영화관은 아직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있으면 많이 모이는 상업적 장소라는 게 새삼스럽게 증명된 셈"이라고 이야기했다. 동시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역으로 말하면, 이런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결국 영화관은 히트할 수 있는 영화를 걸어야만 사람이 온다는 걸 생각할 겁니다. 그 외에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을 것 같은 영화는 상영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죠. 애당초 영화관에서 걸어주지 않을 것 같은 영화는 더 이상 만들지 않게 될까 걱정입니다. 코로나 이후 작은 영화가 줄어들게 된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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