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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홍준표 복당? 지금은 명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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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홍준표 복당? 지금은 명분 없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복당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지난 3일 원내대표 경선 때 복당을 약속 받고 도왔는데 '배은망덕'하다고 비난한데 이어 4일에는 당을 '민주당의 2중대'로 전락시킨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사실, 주의원은 원내대표로서 총대를 멨을 뿐 국민의힘은 홍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부담이 크다. 새누리당 시절 당대표와 대선후보를 지낸 이력만큼 홍의원 복당이 갖는 상징성과 당에 미칠 파장을 당으로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의원은 거침없는 직설화법과 저돌적 성향, 냉전적 사고와 극우 시국관으로 강성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돼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재 아래서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새로운 정체성과 홍의원의 이미지는 너무 맞지 않다. 비영남,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의원의 복당을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그동안 당이 추진해온 변화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야당은 총선 참패 이후 김종인 비상체제를 가동해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정당의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며 보수의 외연을 넓히는데 힘써왔다. 누구나 느끼지만 야당에서 막말이 사라졌다. 당의 공식발언은 물론, 의원 개인들도 이전에 비해 언어 사용이 절제돼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 결과 '천박함' '막무가내'으로 각인돼 있는 보수정당과 보수정치인에 부정적 이미지도 국민들 사이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회에서 막무가내식의 우격다짐이나 몸싸움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보수 진보를 나누는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진보성격의 정책도 과감하게 수용하는 포용적 정치를 추구하고 있다.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보수일각에서 '여당의 2중대'라거나 '야성을 상실했다'는 등의 비아냥거림과 비난도 있었지만 일관성 있게 변화를 추구해왔고 수개월이 흐른 지금 국민의식 속에 조금씩 당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여당을 앞지른 것은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다. 여야 지지율 역전은 부동산정책실패와 검찰총장 직무배제 등으로 여당을 이탈한 민심이 야당으로 돌아선 결과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곧바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며 두 정당 간 지지율이 반비례 추세를 보이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야당에 등을 돌렸던 합리적 중도성향의 국민들이 여당의 대안으로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을 포함해 4번의 전국규모 선거에서 민주당이 잇따라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은 탄핵사태와 이후 보여준 보수정당의 행태에 대해 유권자가 표출한 강한 거부감의 결과였다.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민주당을 지지해서 투표한 유권자들 못지않게 새누리당이 싫어 민주당을 찍은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다.

    진보건 보수건 진영에 갇혀 있는 지지자들의 표는 어차피 갈 길이 정해져 있다. 선거의 승패는 캐스팅보트를 쥔 5~10%에 의해 좌우된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중도성향 국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시점에서 홍의원이 입당한다면 국민의힘은 과거의 수구정당 이미지로 다시 회귀하면서 수개월 간 공들여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홍의원의 입당은 지난 총선에서 영남 지역당으로 몰락한 당의 이미지가 더욱 고착된다. 또 자아가 강한 홍의원의 성격과 대표를 지내며 구축된 조직력은 당내 계파갈등을 부추기며 김종인 체제를 급격히 흔들 수 있다. 홍의원은 자신의 복당으로 선거 때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개연성이 더 높다.

    선거를 앞둔 야당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재정립하는 일이다. 이 사람 저 사람들 모아 세를 과시하는 것은 이미 효용성을 잃은 과거의 유산이다.

    정당은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탄핵과 연이은 선거참패를 경험하며 비로소 시대의 요구에 귀 기울이며 제대로 된 길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의원은 국민의힘을 여당의 2중대라며 비난하며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노선과 맞지 않다고 했다. 복당을 하더라도 당의 새로운 시도가 혹시 실패로 끝나게 되면 그때 하는 것이 좋고 명분에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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