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새로운 야권 플랫폼을 만들자'라고 발언한 뒤 야권의 연대와 통합을 두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국민의힘을 구심점으로 야권 주자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혀왔는데, 안 대표는 자신이 주도권을 쥘 사실상 '제3지대 창당'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안철수는 "기득권 버리고 모이자"…신당 창당 카드9일 국민미래포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 대표는 지난 6일 강연에서 "서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롭게 모이자"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신당 창당 카드를 꺼낸 것으로 평가됐다.
강연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신당 창당이란 단어를 말하진 않았다"면서도 "'야권 혁신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개혁연대, 혁신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 등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강연에 "야권의 비호감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대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산이 없다"고 국민의힘을 저격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는 부글부글…"구심점은 국민의힘"국민의힘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당 중진의원들과의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심도 없다"며 "안 대표 혼자 하면 하는 것이지 어떻게 막겠나, 본인이 한다는데"라고 일축했다.
같은 날 배준영 대변인도 기자의 질문에 "정치인이 본인 소신을 말하는 것에 누가 제한을 두겠냐"라면서도 "정부의 잘못된 실정을 바로잡고 맞서려면 아무래도 구심점이 되는 플랫폼은 국민의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연대까지는 고민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다수당인 상황에서 신당 창당은 우리가 당을 깨고 나가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당내 초선의원 중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군불 떼고 싶은지 몰라도 동의와 설득이 전혀 안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중진의원도 "안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욕심정도로 보인다, 정치는 현실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연대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규칙을 확정하면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분은 그 규칙에 따라 공정 경쟁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좀처럼 인물난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3석을 가진 국민의당으로서는 103석을 가진 제1야당과의 힘겨루기가 역부족인 상황에서 야권의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