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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이동국 "전주는 제2의 고향…끈끈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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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보인 이동국 "전주는 제2의 고향…끈끈한 매력"

    전북현대 이동국 선수 은퇴 기자회견
    "부상 때문 아닌 나약한 모습에 은퇴"
    2009년 전북현대 우승 '특별한 순간'
    "한일·독일 월드컵 출전 좌절 설움도"
    "11월 1일 마지막 경기 우승컵 목표"

    28일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전북현대모터스 이동국 선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사진=자료사진)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던 전북현대모터스 이동국 선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물로 목을 축이기도 했다. 포항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첫 유니폼을 받은 고등학생 이동국이 제2의 고향이 된 전주에서 마지막 우승컵을 바라보는 데 대한 애환이 스친 듯했다.

    "부상 때문은 아니다"고 했다. 은퇴 결정을 내린 그의 첫 마디였다.

    "저는 선수 생활하면서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무릎 부상으로 조급해하는 제 자신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몸이 아픈 건 참아도 정신이 나약해지는 건 참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은퇴에 대한 고민을…"

    그는 은퇴 결심의 이유를 '나약해진 자신의 모습'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며 조급함까지 더해져 더 이상 운동을 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떠나는 그가 23년 전 첫 유니폼을 입었던 순간을 기억했다.

    "프로 유니폼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33번의 유니폼을 포항에서 고등학생인 저에게 이름이 마킹이 된 선물을 줬을 때 가장 기억에 남고 그걸 입고 며칠 동안 입고 자고 한 기억이 남습니다."

    전북현대에 입단하며 첫 우승컵을 들었던 2009년은 특별한 순간이었다. 당시 '우승을 바라볼 수 없는 팀'에서 우승을 일궈냈다는 그는 2000년부터 인연을 맺은 김상식 코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좋았던 기억만 있던 건 아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설움을 딛고 모든 걸 쏟아 준비를 한 2006년 독일월드컵은 두 달을 남기고 부상을 입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살다 보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도약이 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은퇴 기자회견 중인 이동국 선수(사진=전북현대모터스 제공)

     


    1998년 IMF 당시 입단하며 프로축구인이 된 그는 공교롭게도 은퇴 시기가 코로나19로 국민이 힘들어하는 시기라고 했다.

    은퇴 소식을 접하고선 서운함이 담긴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 이제는 안티팬들조차 팬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에서 받은 홍명보 선수의 20번은 지금은 후배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번호가 됐다고 했다.

    눈물을 보인 건 전날 아버지의 은퇴 소식을 꺼내면서다.

    "어제 늦게까지 부모님하고 얘기하면서 아버님께서 내일 은퇴식을 하니 아버님도 '은퇴를 해야겠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30여년 축구를 하는 아들을 믿고 지지하던 아버지의 고생을 생각했다.

    800 경기 이상을 뛴 그가 200골을 넣은 전주는 고향인 포항보다 편안한 도시가 됐다.

    "고향 포항에 가면 내비게이션을 켜는데 전주는 그냥 다닐 정도로 어떻게 보면 제2의 고향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전북에서 얻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주 팬들의 함성, 끈끈한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주 내려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은 후배들에겐 장점의 극대화를 강조했다. "프로 선수라는 직업은 선후배를 떠나서 동료 선수들과의 경쟁, 그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기만의 정말 특별히 가진 것을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점 보안보다 자기의 장점을 사람들이 못 따라올 만큼 만들면 프로 생활에서 롱런 할 수 있지 않을까. 후배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동국이 빠진 전북현대를 거론하며 "모일 때 강한 팀이라며 특정 선수를 찾기보단 원팀으로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정의 아빠 역할에 충실하며 은퇴 이후의 삶을 찾겠지만, 당장에 지도자가 될 생각은 없다는 그는 '마지막 우승컵을 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음 달 1일 대구FC와 최종전에서 마지막 우승컵을 들도록 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의 마무리가 해피앤딩이 되기를 바라는 그는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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