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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미라 네어 감독 "소외된 사람들 삶, 큰 영감 준다"



영화

    [현장EN:]미라 네어 감독 "소외된 사람들 삶, 큰 영감 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미라 네어 감독
    데뷔작 '살람 봄베이'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등 25개 상 휩쓸어
    '몬순 웨딩'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사회 운동가로도 활약…인도 빈곤 어린이 위한 살라암 발락 재단 설립

    미라 네어 감독이 지난 22일 밤 온라인으로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전 세계 영화팬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저는 굉장히 작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인도는 사실 세상의 불공평함을 모르고 자랄 수가 없는 환경이죠.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만 봐도 불공평함을 볼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과 의문이 있었죠. 그런 질문과 호기심, 삶에 대한 애정으로 '살람 봄베이'를 시작했어요." _미라 네어 감독

    미라 네어 감독 데뷔작 '살람 봄베이'는 인도 봄베이 사창가를 배경으로 거리 아이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빈부 격차가 심한 대도시 봄베이 서커스단에 혼자 남겨진 소년 크리수나는 차를 팔면서 거리의 부랑아 무리에 흡수된다. 그가 사는 일대를 관리하는 바바, 그와 동거하는 레이카, 레이카 딸 만쥬 등과 친해진 크리수나는 그곳 생활에 잘 적응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창녀촌에서 만난 네팔 여인에게 반해 버린다. 하지만 그 여인은 바바의 작전대로 창녀가 되고, 크리수나는 이런 현실 속에서 조용히 봄베이가 지닌 이중성을 바라본다.

    '살람 봄베이' 스틸컷. (사진=imdb 제공)

     

    미라 네어 감독은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이후 인도, 미국, 동아프리카 등 지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각 지역 문화, 정체성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루며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2일 밤 온라인으로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만난 미라 네어 감독은 "계속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연극 또는 예술로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계속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네마 베리테'(cinema vérité·진실 영화, 예상된 서사 라인이나 소재 개념을 거부하는 일련의 기록 영화)의 경우 다큐멘터리 일부로, 내가 해당 인물과 캐릭터를 정하고 실제로 같이 옆에서 살아가며 그들의 삶을 기록할 수 있다"며 "그 작업이 좋았던 이유는 삶에 직접적으로 연루될 수 있고, 그들의 삶을 가시적으로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뷔작 '살람 봄베이'(1988)로 미라 네어 감독은 제41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포함한 25개 상을 거머쥐었다.

    감독은 "인도를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실제 모습, 거리의 아이들을 보여줬다"며 "아무것도 없지만 계속 살려 하고, 그들이 가진 회복성과 살아내려는 의지와 집념을 실제적으로 보여줬다는 게 너무나 큰 성공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몬순 웨딩' 스틸컷. (사진=imdb 제공)

     

    사회 운동가로도 활약 중인 미라 네어 감독은 1999년 인도 빈곤 어린이들을 위한 살라암 발락 재단을 세웠다. 그는 "재단 활동을 통해 우리는 다시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영향력을 약간 줄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재단의 아이들도 커서 비슷한 친구들에게 도움과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라 네어 감독은 꿈을 꾸는 것만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꿈도 꾸지만 원하는 바가 있고 열심히 추구하는 것, 어떻게 실행하고 이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사람들과 계속 일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같이 발전하고, 발전을 얼마만큼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미시시피 마살라'(1991) '베니티 페어'(2004) '체스의 여왕'(2016) 등이 있으며, '몬순 웨딩'(2001)으로 제58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뮤지컬로 각색돼 2017년 버클리 레퍼토리 시어터에서 매진을 기록한 '몬순 웨딩'은 2021년 여름 런던 라운드하우스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회고하면서 자신이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 밖에서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에 항상 관심을 가졌는데 이민자, 거리의 사람들 등 그들의 이야기,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이라며 "투쟁이나 혹독한 삶 속에서도 미소를 유지하면서 삶을 열심히 이어가는 사람들이 챔피언이다. 어려운 상황을 싸워가는 게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더 많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체스의 여왕' 스틸컷. (사진=imdb 제공)

     

    감독에게 영감을 주는 또 다른 것은 바로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뒤섞여 만들어낸 인도 특유의 문화적 다원성이다.

    그는 "인도가 가진 다원성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고, 보면서 배우고, 영감을 받으며 살았다. 인도의 풍부하고 다원적인 문화를 좋아한다"며 "사실 나는 남녀 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그건 다른 사람이 만들면 된다. 나는 내가 관심 있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감독의 신조는 우리가 흔히 아는 발리우드라 불리는 맛살라 무비와 다른 미라 네어 감독만의 세계, '한곳에 머물지 않는 감독으로서의 삶' '세계를 가로지르는 삶'을 구축했다.

    세계를 가로지르며 소외 받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 감독에게 코로나19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미라 네어 감독은 "정말 사람들과 상호작용 자체가 너무 그립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그립다"며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하나의 수업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믿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고, 또 이겨냈다.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를 만드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미라 네어 감독은 "독립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많은 사람이 관두라고 말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여러분들이 영화를 공부하고, 차별화된 것을 창조해 나간다는 사실을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세계가 알아주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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