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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도 풀렸는데‥" 느슨해진 '경각심'



경인

    "거리두기도 풀렸는데‥" 느슨해진 '경각심'

    유흥가 술집 대기줄 흡연·턱스크·침뱉기
    1단계 완화 후 좌석 1m 간격 유지 안 돼
    출입명부 방치‥아예 없애기도
    "한순간 방심, 집단감염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된 지난 12일부터 수원역 로데오거리와 인계동 등 도심 유흥가에 있는 술집과 식당 등이 심야에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거리에 인파가 몰렸다.(사진=박창주 기자)

     


    "거리두기도 풀렸는데 이젠 좀 가까이 앉아도 되는 거 아닌가요?"

    ◇1단계에 좁혀진 거리‥마스크 안 쓰고 대화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진 뒤 사흘째인 14일 밤. 경기도 수원 인계동과 수원역 일대 유흥가에 모처럼 주점과 식당들이 밤늦게까지 간판 불을 밝혔다.

    대형 주점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담배를 피우며 바닥에 침을 뱉어댔다. 술집 안은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 A씨는 "우리 가게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해당되는지는 모르겠고, 이번에 완화되면서 그런 것도 다 풀린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밤 10시쯤 한 대형 주점 출입구 앞에 20대 남성들이 줄을 서서 마스크를 벗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청년은 연신 바닥에 침을 뱉고 있었다.(사진=박창주 기자)

     


    헌팅포차에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손님들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면서도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서빙 중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20대 여성 B씨는 "음악이 너무 커서 옆에 누가 말을 해도 소리가 잘 안 들려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젊은층들이 몰리는 대부분 술집과 식당들은 의무사항인 매장 내 1m 거리두기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테이블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한 업소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14일 밤 헌팅포차 내부를 비춘 CCTV 화면에는 모든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대화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서빙 중인 직원들조차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사진=박창주 기자)

     


    ◇출입기록 무용지물 우려 재점화

    출입명부 작성 역시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다.

    뷔페식 한식점을 운영하는 40대 남성 C씨는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손님이 늘긴 했지만, QR코드든 수기든 다 귀찮다는 손님 불평도 그만큼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 중국집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출입명부를 아예 치워버렸다. 매니저인 50대 여성 D씨는 "면적이 150㎡가 안 돼서 의무는 아니었지만 혹시 몰라 기록을 했었는데 방침이 좀 풀리는 것 같아서 이젠 따로 적진 않고 있다"고 했다.

    QR코드 인식 장비를 갖추기 힘든 소규모 커피전문점과 PC방 등은 대부분 수기로 출입기록을 남기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확인 절차 없이 계산대 한편에 방치된 상태였다.

    커피전문점 직원 E씨는 "1단계 되고 나서부턴 손님들이 출입기록을 더 안 하려고 한다"며 "홀 손님까지 챙기기 힘들어서 그냥 내버려 두기 일쑤"라고 귀띔했다.

    QR코드 인식 장비를 갖추지 못한 PC방, 카페, 식당 등은 계산대 주변 테이블이나 장식대 등지에 출입자 정보를 적는 장부를 방치했다.(사진=박창주 기자)

     


    ◇"또 방심하면‥" 팬데믹 공포 엄습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자정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10명으로 또 다시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전날 인천의 한 주점에선 직원에 이어 손님 6명이 잇따라 확진돼 '느슨해진 거리두기'로 인한 대유행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식당과 카페 등 16종의 위험도 높은 시설들은 마스크 착용과 매장 내 1m 거리두기 등 기존대로 방역수칙이 의무화돼 있지만, 여전히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수원지역 식당과 주점 등지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해 계도된 사례는 124건으로 이 중 3건이 집합금지, 10건은 고발 조처됐다.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행 이튿날 밤 184곳을 점검해 5곳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방역수칙 위반 관련 신고 건수는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2만400여건에 이른다.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에도 하루 150건 정도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강도태 1총괄조정관은 "한순간의 방심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며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지 않도록 시설관리자와 개개인 모두 철저한 방역관리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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