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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8번째 과로사…택배기사들 "2주간 토요배송 중단"



사건/사고

    올해만 8번째 과로사…택배기사들 "2주간 토요배송 중단"

    "2067명 투입한다더니 고인 일하던 터미널엔 투입 0명"
    "이번 추석에 '몸 힘들다'고 호소했다"
    "과로사한 8명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
    "대책 마련 촉구하며 2주간 토요 배송 중단"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법 제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배송업무를 하던 택배 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했다. 올해만 벌써 8번째다. 노동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마련한 정부와 택배업계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었다"며 "2주간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2일 서울 노원구 을지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며 "하지만 정부와 택배업계가 발표한 분류작업 인력투입 약속은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택배업계는) 분류작업 인력 2067명을 투입하겠다는 약속조차 저버리고 노동조합 조합원이 있는 터미널에만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고인이 일했던 터미널엔 단 한 명의 분류작업 인력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배송(하루 두 번 배송을 진행하는 것)을 위한 분류작업을 2명의 아르바이트생과 3명의 택배 노동자가 전담했고 고인은 이들 3명 중 한 명이었다"며 "CJ대한통운과 대리점은 단 한 푼의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8일 CJ대한통운 강북지사 소속 택배 노동자가 김모(48)씨는 배송 도중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뒤 사망했다. 평소에도 오전 6시 30분쯤 출근해 오후 9시~10시 사이 퇴근하는 강행군을 이어온 김씨는 특히 물량이 쏟아지는 이번 추석 기간 "몸이 힘들다"는 하소연을 해왔다고 한다.

    더불어 대책위는 김씨가 산재 적용제외신청서를 작성해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게 된 점 역시 택배업계의 불공정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고인이 산재 적용제외신청서를 어떤 연유로 작성했는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방조와 대리점 소장의 강요가 있었음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 8명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라며 "CJ대한통운은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씨의 아버지도 참석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부터 2주간 김씨를 추모하며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추모 기간 내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구성돼야 한다"며 "전국 택배 노동자들과 다양한 현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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