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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키기'로 굳힌 민주당…"과도한 옹호에 더 악화" 역풍도



국회/정당

    '추미애 지키기'로 굳힌 민주당…"과도한 옹호에 더 악화" 역풍도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 "야당 공세에 사실로 대응"
    민주당 의원들 "무심한 엄마네요. 힘내세요"
    감성 호소하고, 배후설 주장하다 비판 제기
    내부서도 "과도한 옹호…국민분열 도움 안돼"
    지도부-청와대 고심…대정부질문이 분수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엄마로서 마음고생이 심하실 텐데 힘내십시오(정청래 의원)", "정치인 가족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도를 넘는 공격이나 인신공격은 하지 맙시다(김종민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아들 군시절 특혜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장관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 행위는 없었다고 보고 사실상 지키기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14일 대정부질문에서 앞서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가 분명해졌다"며 "야당이 정치 공세를 계속하면 우린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야당이나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 모두 사실이 아니고 진실이 많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선 여당 의원들은 추미애 장관을 엄호하는데 집중했다, 일부는 검찰 개혁 반대세력의 '정치 공작'이라고 일축하며 추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거나, 근거 없는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안팎의 비판을 받게 됐다. 당내 일각에선 이제라도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국방부 규정이 문제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추미애 의혹에 집중된 대정부질문 첫날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장관을 불러세운 민주당 의원들은 청탁이나 특혜 의혹보다는 모자간 사연 쪽으로 답변을 끌어냈다. 첫 주자는 정청래 의원이었다.

    정청래>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이 "아들 입대 날과 제대 날 함께 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날 뭐 하셨습니까?

    추미애>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8주 훈련을 마치면 부모가 (면회를) 가게 되는데 저는 그 당시에도 가지 못했고요.

    정청래> 아들한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듭니까? 요즘 들어서?

    추미애> 공인의 아들이라고 어릴 때부터 돼 있어서 아이는 모든 문제를 거의 스스로 해결을 하고요. 엄마의 상황을 이해를 제가 일방적으로 바라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도 병문안도 가주지 못했고요. 그래서 사실은 저로서는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준 적 없는 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 의원은 이어 "무심한 어머니였네요", "엄마로서 마음고생이 심하실 텐데 힘내십시오", "장관 페이스북(해명문)에 감동 받았습니다"라며 추 장관을 응원했다.

    정 의원은 또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추 장관 아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스포츠경영학을 공부했고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다. 굳이 청탁할 이유가 없다"며 "제 아이인 줄 먼저 알아보고 군이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고 표현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정부 질의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뒤이어 나온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외려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무차별적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일관하면 야당이 다음 선거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두 의원은 모두 병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 발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다른 병사 인터뷰를 근거로 했다. 김 의원은 "당직사병이 오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지층 결집 의도 엿보이지만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러자 '과도한 감싸기'라는 비판이 곧바로 제기됐다. 지지층 결집 의도가 엿보이지만, 전체 여론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내부에서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러잖아도 추 장관 태도가 문제라고 하는데 우리 당 의원들의 과도한 옹호가 겹쳐서 상황을 나쁘게 만든 것 같다"며 "지지자들은 좋아하겠지만 국회가 이렇게 국민을 분열시키기만 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야권도 가만있진 않았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여당은 청와대와 정부의 변호인이 아니다"라며 "삼권분립에 따라 행정부를 견제하고 예산과 입법으로 경제와 민생을 뒷받침해야 할 역할을 잊지 말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과거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았었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민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는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감정적으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국민들은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오랜 경험으로 군 문제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갖고 있다"라며 "여기에 비춰 절차 위반이나 불공정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야당 "민주당, 이름에서 민주 빼라"

    이밖에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엄호는 설화로 이어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주축인 황희 의원은 제보자인 당직사병의 실명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단독범'이라고 표현했다 빈축을 산 뒤 사과했다.

    김경협 의원의 경우 "당직사병은 육본 대위의 외압이라고 왜 거짓말했을까. 누가 시켰는지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라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때문에 "민주당 이름에서 '민주'라는 이름을, 정강정책에서 '인권'이라는 말을 삭제하라(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 "불의와 공정에 맞서 싸워왔던 국민을 욕되게 했다(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라는 식의 역공을 당하게 됐다.

    우려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차하고 있다. 추 장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거나, 더 늦기 전에 문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도 물밑에서 대두되는 모습이다.

    지도부, 그리고 사안을 관망하는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오는 17일까지 계속될 이번 대정부질문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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