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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밭 살인' 주범 국내 송환 '오리무중'…유족 檢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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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사탕수수밭 살인' 주범 국내 송환 '오리무중'…유족 檢 고소

    • 2020-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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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주범, 현지서 두차례 탈옥
    도피 중 마약판매…유족 "빨리 체포해 국내 송환해야" 檢 고소
    법무부, 경찰 등 송환 '미온적'…"서로 책임 떠넘겼다"
    전문가 "허술한 필리핀 당국, 송환 여부 정부 의지에 달려"

    현지 농부가 한국인 시신 세 구를 발견한 장소. (사진=경찰청 제공)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 박모(42)씨가 필리핀 감옥에서 탈옥해 도피 중에도 대담하게 마약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의 '국내송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씨 피해자 유족 측은 그간 정부와 수사기관이 박씨 송환에 미온적이었다며 이제라도 적극 나서주길 호소하고 있다. 유족은 박씨를 하루 속히 국내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박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피해 유족 검찰에 주범 '고소'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 피해자 유족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박씨를 살인, 마약판매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 측을 돕고 있는 안민숙 피해자통합지원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족이 원하는 건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을 처참하게 살해하고 처벌을 받기는커녕 두번이나 도주해 지금은 마약까지 판매하고 있는 박씨를 하루 빨리 체포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지난 2016년 필리핀 팜팡가주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살해한 주범으로 지목되며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돼 수감됐다. 이후 2017년 탈옥해 두 달만에 붙잡혔고, 지난해 10월 재차 탈옥해 현재 도피 중이다.

    박씨가 붙잡힌 초반, 필리핀 당국은 박씨에 대한 추방명령을 내리고 우리 정부는 송환을 준비하는 등 송환 절차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박씨의 연이은 탈옥으로 긴밀한 대응에 실패했고, 결국 필리핀에서 박씨가 기소돼 현지 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게 됐다.

    필리핀 법원에서 진행되던 박씨 재판은 현재 중지된 상태다. 박씨는 도피 중에도 대담하게 국내에 마약을 판매한 사실이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관련 기사 : [단독]'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주범, 도피 중 은밀한 마약판매) 드러나기도 했다.

    행방이 오리무중인 박씨를 국내 검찰에 고소하는 이유는 박씨 체포 및 국내 송환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검찰이 박씨를 궐석(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기소하는 등 국내 수사기관이 의지를 보여달라는 취지다. 1997년 벌어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경우에도 검찰은 2011년 궐석 상태로 기소한 바 있다.

    앞서 유족 측은 지난해 2월에도 박씨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경찰에 수사를 지시했으나, 경찰은 유족 측에 "추후 박씨를 국내로 송환하면 자동으로 수사를 할 수 있으니 취하를 하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당시 경찰의 말을 믿고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송환은 이뤄지지 않았고 박씨는 이후 탈옥에 성공했다. 안 대표는 "유족과 우리는 박씨가 재탈옥할 것을 예견해 백방으로 박씨의 송환을 위해 뛰어다니며 호소했다"며 "그러나 어느 누구도 관심 있게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기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무부, 경찰 서로 탓하기만"…멀고 먼 국내 송환

    유족 측은 박씨 송환을 촉구하며 청와대 청원을 올리고 법무부, 외교부, 필리핀대사관, 경찰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질의서 및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대표는 "경찰은 박씨 체포 당시 법무부가 빠르게 움직이지 못해 박씨가 탈옥할 시간을 주게 된 것이라며 법무부를 탓하고, 법무부는 경찰이 신병을 확보해 빨리 데려오지 못했다며 경찰을 탓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특히 법무부로부터 박씨 송환과 관련한 진행 상황이나 안내도 들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유족 측의 질의에 "필리핀에서 발생한 사건은 필리핀 사법당국이 처리해야 할 문제이지 한국에서 뭐라 할 수 없다. 양쪽 국가 간에 지켜야 할 국제법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씨 재탈옥 이후에 만난 담당 검사는 "체포는 경찰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무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필리핀 수사당국과 공조해 박씨의 빠른 체포를 원하며, 체포 즉시 두 번이나 탈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필리핀 사법당국에게 책임을 물어 하루 빨리 송환하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허술한 필리핀 감시체계…전문가 "정부가 책임 물어야"

    법무부에서는 박씨 송환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2018년 4월 범죄인 인도 청구와 관련 필리핀에 실무진을 보내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박씨 송환과 관련 "법무부는 국경을 초월하는 범죄에 대한 수사 및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필리핀 사법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다만 특정사건과 관련해 범죄인 인도청구 여부, 구체적인 진행경과 등은 상대국가와의 조약 및 외교관계상 비밀유지 의무, 향후 절차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여 답변하기 어렵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씨를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필리핀 당국이 박씨의 탈주를 두번이나 허용한 만큼 박씨를 붙잡는다면 송환 명분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의 허술한 감시체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내 송환에 대한 명분이 생길 수 있다"며 "일단 박씨 체포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건의 특수성과 중대성, 피해자가 우리나라 국민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송환 여부는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박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필리핀 사법당국을 신뢰하고 기다렸지만 결국 박씨는 탈옥했고 이는 필리핀 당국 책임이라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는 우리나라 국민으로 우리 사법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지를 정부가 강력하게 보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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