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올해 여름은 달마다 기온이 들쑥날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긴 장마철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평년과 비교해 8월 태풍의 영향도 돋보였다.
기상청은 9일 올해 여름철 기상 특성을 발표하며 "이른 6월 폭염, 6월보다 처음으로 낮았던 7월 기온, 중부·제주 긴 장마철과 많은 강수일수 등의 특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6월은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6월 초부터 이른 폭염이 나타나 한 달 동안 이어지면서 전국 평균 기온은 22.8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최고기온, 폭염일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기상청은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공기의 영향과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에 의해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됐고, 강한 일사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7월에는 보통 기온이 오르지만, 이번 7월은 긴 장마가 이어지며 6월보다 서늘했다.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 기온(24.5도)보다 낮은 22.7도에 그쳤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따라 흐리고 비가 온 날이 많아 낮은 기온을 보였다"고 밝혔다.
8월에는 긴 장마가 끝난 뒤 남부지역부터 기온이 급격히 올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 "기온이 높고 습도가 낮은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시에 확장해 우리나라 주변 대기 상·하층에 더운 공기가 자리잡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 여름 장마철 기간은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제주 장마는 6월 10일에 시작해 49일 동안 이어져 7월 28일에 끝났다. 중부지역은 6월 24일에 시작해 두 달 가까이(54일) 이어지다 8월 16일에 그쳤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86.9mm로 1973년 이후 2위였고, 중부(851.7mm)는 1위, 남부(566.5㎜)는 4위, 제주(562.4㎜)는 10위를 기록했다. 전국 강수일수는 28.3일로 1위였다. 중부(34.7일)와 제주(29.5일) 1위, 남부(23.7일) 4위로 나타났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올해 여름철(6~8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1973년 이래 3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는 4위, 상대 습도는 2위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정체전선에 의한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되면서 강수 기간도 길고, 강수량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철에는 태풍 8개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 제8호 태풍 '바비', 제9호 태풍 '마이삭' 등 3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특히 지난 8월에는 태풍이 연이어 왔다. 모두 7개의 태풍이 왔고, 이 가운데 3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평년 같은 달(발생 태풍 5.8개, 영향 태풍 1.1개)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은 지난 달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원인을 두고 "필리핀 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태풍이 강한 강도로 영향을 줬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름철 이 같은 기상 특성이 나타난 원인으로는 △6월 시베리아 이상기온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등이 꼽혔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기상청은 "6월 시베리아 이상기온으로 7월 북극 해빙 면적이 197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 주변은 대기 정체(블로킹)로 편서풍이 약해지고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의 유입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서인도양에 해수면 온도가 높고 대류가 매우 활발해지면서 동인도양, 필리핀해 부근에서 대류 억제가 강화돼,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 서쪽으로 크게 확장했다"며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늦어졌고,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전선이 계속 활성화돼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