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직후인 7일 오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파도에 떠밀려 온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다녀간 부산은 해수욕장에 쓰레기가 쌓이고 유리창 파편이 바닥에 뒹구는 등 곳곳에 태풍 피해가 남았다.
시민들은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피해를 채 수습하기도 전에 또다시 불어 닥친 강한 태풍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이선이 부산을 통과한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
부러진 나뭇가지와 스티로폼 파편, 각종 플라스틱 등 집채만 한 파도에 떠밀려 온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직후인 7일 오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파도에 떠밀려 온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백사장 곳곳에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성인 주먹보다 큰 돌덩이 십여개와 2m 넘는 통나무 등도 떠밀려 와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우산을 든 시민들은 백사장 바깥쪽 보도까지 밀려온 흙과 쓰레기를 밟지 않으려고 까치발로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직후인 7일 오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보도에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일주일 새 강한 태풍을 두 번이나 경험한 시민들은 태풍 규모에 비해 큰 피해가 없었던 점에 안도하면서도, 밤사이 느낀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광안리에서 만난 김정영(67)씨는 "지난주 태풍 때는 바람 때문에 집 마당이 엉망이 됐는데, 이번 태풍 때는 다행히 피해가 없었다"며 "밤사이 걱정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밖에 나와볼 수도 없어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쪽은 최근에 큰 태풍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연달아 이렇게 태풍이 많이 오니 걱정이 크다"며 "왔다 하면 피해가 많이 나니 이제는 태풍이 더는 안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재완(47)씨는 "지난주에는 경주에서 태풍을 맞았는데, 바람이 상당이 거셌던 데 비해 이번 태풍은 그때만큼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도, "연달아 온 태풍에 걱정이 돼 오늘 출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타하면서 창문이 깨진 부산 해운대구 한 고층 아파트 유리창이 7일 오전 합판으로 가려져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유리창 파손이 줄을 이었던 해운대구, 수영구 등 고층 아파트는 제대로 된 수리를 하기도 전에 또다시 태풍을 맞았다.
7일 오후 해운대구 A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외벽 곳곳에 유리창이 깨진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타하면서 창문이 깨진 부산 해운대구 한 고층 아파트 유리창이 7일 오전 합판으로 가려져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최고층이 53층에 달하는 이 아파트는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이 강타하면서 유리창 수십장이 강풍에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유리창을 교체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인지, 구멍 난 창문을 합판으로 덧대 임시조치를 해놓은 상태였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타하면서 창문이 깨진 부산 해운대구 한 고층 아파트 화단에 깨진 유리창 파편이 남아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아파트 화단과 보도에는 깨진 유리창 파편이 그대로 남았고, 가로수도 넘어져 있는 등 태풍 피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유리창 파손을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지난주 태풍 마이삭 때 유리창 파손 피해가 있었던 고층 아파트 등에서 이번 태풍으로 또다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