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철야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사진은 3일 오전 6시 원산에서 취재기자가 태풍 영향 소식을 전하는 모습. 침수된 지역은 원산시내 중심인 해안광장으로 보인다.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태풍 ‘마이삭’에 의한 인명피해 발생을 인재로 규정하고 원산시와 강원도 간부들을 처벌하기로 결정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일 제9호 태풍이 북상하던 지난 2일 인명피해 방지와 관련한 당 중앙위 지시문을 하달했으나, 원산시와 강원도 일군들은 “형식주의, 요령주의를 부리면서 위험 건물들을 철저히 장악해 주민들을 빠짐없이 소개시키기 위한 사업을 바로 조직하지 않아 수 십여 명의 인명피해를 내는 중대 사고를 발생시켰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당의 방침 집행을 태공하여 엄중한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원산시와 강원도 일군들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교훈을 찾을 데 대한 회의가 3일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태풍피해를 막는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한 당 중앙의 의도와는 어긋나게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원산시 안의 당, 행정, 안전기관 책임 일군들을 당적, 행정적,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한다는 것이 선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재룡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했고, “당 중앙위 부위원장들과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일군들”이 회의에 참가했다. 원산시와 강원도의 해당 일군들은 “자기 지역에서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윤명진 북한 기상수문국 소장은 4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제10호 태풍 '하이선' 이동 경로와 북한 지역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캡처=연합뉴스)
김재룡 부위원장이 다른 당 부위원장들과 조직지도부·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지도했다는 점에서 김 부위원장의 직책은 지난 달 13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신설된 전문부서의 부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재룡 부위원장이 주재한 회의는 당중앙 징계위원회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김재룡은 사법, 검찰, 보위, 안전 분야 기관들을 감찰·감독하는 신설 전문부서 조직행정부의 부장으로 판단된다”며, “회의와 징계대상을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것은 인민들의 생명안전을 최우선시 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지도자상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번에 처벌당한 간부들이 주로 원산시의 당, 행정, 안전기관 간부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김정은 위원장은 주로 노동당과 행정 및 공안기관, 군부 등의 중앙조직 고위간부들의 인사나 처벌 결정에만 직접 관여하고, 지방의 당과 행정, 공안기관 조직의 간부들 인사나 처벌에 대해서는 김재룡 당 부위원장에게 상당한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