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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칭찬한 그 교수의 새 책은 왜 출판되지 못했나



아시아/호주

    시진핑이 칭찬한 그 교수의 새 책은 왜 출판되지 못했나

    2015년 연설에서 피케티 교수 '21세기 자본론' 인용
    통제받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 비판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는 中 불평등 지적
    '해당 부분 삭제' 조건 내걸자 출판 포기

    프랑스에서 출간된 토마 피케티의 저서 '자본과 이데올로기'. (사진=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교수의 새 책 '자본과 이데올로기'(Capital and Ideology)가 검열 문제로 중국에서 출간이 어렵게 되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피케티 교수의 전작 '21세기 자본론'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십만부가 팔렸고 시진핑 주석도 2015년 연설에서 피케티 교수의 책이 견제받지 않는 자본주의가 부의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칭찬해 마지않았다는 것이다.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다른 나라에서는 지난해 이미 출판되었다. 중국에서는 불평등과 관련한 부분을 모두 빼라는 공산당의 요구 때문에 출간되지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피케티 교수가 중국 출판을 포기한 것이다.

    피케티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러한 조건들을 거부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중국에서 출판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중국을 겨냥한 책은 아니지만 불평등 증가에 대한 공산당의 관용, 소득과 부의 분배에 대한 공식 자료의 불투명성, 사회주의 정치 시스템과 고도로 불평등한 사회의 역설 등 중국의 어두운 점을 여러 페이지에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이 중국에서 출판되지 못한다는 것은 중국의 불평등이 그만큼 심각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토마 피케티가 '자본과 이데올로기'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자본과 이데올로기'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10%가 차지하는 부의 비율은 1990년대 초에 40~50%로 스웨덴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2018년에는 미국과 비슷한 70%까지 늘어났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도 지난 5월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한 달 수입이 1천 위안(17만 원)에 불과한 인구가 6억 명에 이른다고 말해 빈부 논쟁을 촉발했다.

    리커창 총리가 언급한 이 숫자는 도시가구 하위 20%가 국가 부의 2.6%를 소유한 반면 상위 10%는 47.5%를 소유하고 있다는 중앙은행의 자료와 국가통계국의 발표로도 뒷받침 되었다.

    피케티 교수는 자신의 신작에서 중국의 소득과 부의 분배에 대한 공개 정보가 매우 빈약한 점도 지적했다. 한 예로 2006년에 베이징시는 '고소득 납세자'에게 연소득 12만 위안 이상을 신고하라고 지시했지만 데이터 공개는 2011년에 끝났다.

    피케티 교수는 또 자본의 3분의 2가 사적 영역의 수중에 들어온 중국에서는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고도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며 세금 없이 재산을 자녀들에게 상속하려는 아시아의 억만장자들은 공산국가 중국으로 와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피케티 교수가 21세기 자본론에서 그리는 중국의 불편한 진실은 올해 말 선포 예정인 샤오캉 사회(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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