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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요? 시스템이 의원실에서만 접속되는데"



국회/정당

    "재택근무요? 시스템이 의원실에서만 접속되는데"

    국회의원 보좌진 대부분 기존 근무형태로 유지
    왜 어렵나? 시스템·관행·경각심 지적
    '전자문서시스템' 경내서만 접속 가능
    "입법기능 마비우려…강한 권고 필요"

    국회(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국회도 당분간 출입인원을 최소화하고 상근 직원 재택근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4일 "국회 직원과 보좌진 등 상주 인원도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 유연근무, 시차출퇴근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공보수석을 통해 밝혔다.

    실상은 어떨까. 취재 결과 대부분 기존의 근무 행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행 탈피,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지 못한 배경으로 '경각심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보좌진들 대부분 기존 근무 행태 유지

    복수의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재택근무가 왜 어렵나'라는 질문에 원격으로는 일 처리가 어려운 국회 업무 시스템을 먼저 꼽았다.

    당장 각종 자료와 결재 서류를 주고받는 '국회 전자문서시스템'은 국회 경내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일부는 '보안USB'에서 개인USB로 옮긴 공인인증서를 밖으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접속하기도 하지만, 보안 우려가 남는다.

    그나마도 이런 '꼼수'는 정부부처에 자료를 요구하고 답변을 받는 데 국한된다. 입법조사처나 예산정책처 등 국회 내 기관과 교류하는 업무는 상당 부분 제약된다.

    관행 문제도 지적된다. 국회에선 의원이 법안을 발의할 때 보좌진이 인쇄된 종이를 직접 들고 사무실을 돌며 공동발의자 도장을 받고 있다. 당사자들은 이런 관례를 깨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사무처 관계자는 "재택근무 관련 시설 보완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5일 오후 국회 농해수위 회의장 앞 대기공간(사진=김광일 기자)

     

    ◇사무처에 고용됐지만 판단은 의원이

    물론, 재택근무에 들어간 곳도 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은 의원 본인과 4급 보좌관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은 5교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8명을 5개 팀으로 나눠 각각 요일별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근무하는 식이다.

    카카오톡 같은 일반 메신저 대신 '공공기관용 온라인 협업툴'이라는 프로그램을 임기 시작부터 써온 덕에 보안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출근자가 시스템에서 자료를 다운받은 뒤 이렇게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소수다.

    앞으로 9월 정기국회, 10월 국정감사를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지만 보좌진 근무형태는 '갑'인 개별 의원 판단에 맡겨져 있다. 류 의원이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한 초선 의원 보좌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기라고 코로나 확산에 자유로울 수 있겠나"라며 "이러다 사고가 나면 의정, 입법기능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강제력이 없더라도 사무처에서 더 강력하게 권고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보좌진은 국회 사무처에 고용돼 있지만 업무 특성상 의원 개인의 지시를 받는다. 때문에 노동권 보호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끊임없이 받아 왔다.

    한편 국회는 '거리두기' 원칙에 발맞춰 상임위 회의실 주변에 배치됐던 책상과 의자를 대폭 줄였다.

    그러나 정부부처나 피감기관의 방문자 수는 그만큼 줄지 않으면서 인근 복도 대기석에 '따닥따닥' 붙어 앉는 '웃픈'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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